여야 잠룡들 대권행보 ‘일단 멈춤’

김무성·유승민·남경필 등 최악 악재에 정중동 모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차별화 전략으로 ‘마이웨이’

전 국민의 관심이 ‘최순실 게이트’에 쏠리면서 여야 잠룡들은 대권 행보를 일단 멈추고 ‘정중동(靜中動)’ 속에서 여론의 추이를 살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차기 대권경쟁이 ‘최순실 블랙홀’ 정국으로 인해 수면 밑으로 잠수하고 있지만, 이번 파문이 지나간 뒤 다시 가열될 대선레이스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여권 잠룡, 정중동 행보

여권 대선주자들은 ‘최순실 파문’으로 ‘새누리 후보 누가 나와도 차기 어렵다’는 회의론 확산에 정중동의 마이웨이 걸으면서 반전 모멘텀 기다리고 있다. 가뜩이나 야권 잠룡들보다 지지율이 부진한 상황에서 보수 지지기반을 급격히 허무는 최악의 악재까지 불거진 탓이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라는 인식 속에서 정치적 외연을 넓히고 지지율을 올리는 모멘텀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읽힌다.

 

김무성 전 대표는 다음 달 1일 김형기 경북대 교수가 특강을 하는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에 참석한다.

 

유승민 의원도 내달 3일에 전남대에서 ‘보수혁명ㆍ혁신경제ㆍ한국사회의 위기 해법’을 주제로 특강을 펼칠 예정이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정중동 모드’를 취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내주 일부 언론 인터뷰 일정을 제외하고는 도의회 본회의나 민원 상담 등 도정 관련 일정을 중심으로 소화할 예정이다. 다만, 남 지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정현 대표의 사퇴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촉구하면서 다른 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강한 대한민국 연구원’을 출범해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원유철 의원(평택갑)은 안보ㆍ대북정책을 살피기 위한 정보위원회 미국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자신이 대표를 맡은 국가미래전략포럼 및 강연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여권의 잠재적인 주자로 부각되던 반기문 총장이 ‘친박’의 지원을 받아 출마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

■야권 대선 시계도 멈춤

야권 주자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동시에 원래 자신의 페이스대로 대권행보를 계속하는 양 갈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우선 이번 사태를 놓고 박근혜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거국 중립내각’, ‘내각 총사퇴’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각기 차별화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마이웨이’를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야권 지지율 선두인 문 전 대표는 ‘경제교체’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내달 싱크탱크 공식 출범이 이번 사태의 여파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조대엽 부소장은 “일정연기 논의는 없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화두로 내건 ‘중산층 복원’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하고 있다. 31일에는 경북 구미를 방문하고 다음 달 1일에는 대전 한밭대학교에서 특강을 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자신들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지자체장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지난 29일 팬클럽 ‘김부가 좋아’ 출범식에 참석한 데 이어 다음 주에도 예정된 2건의 토론회와 대학생 대상 특강을 소화한다.

 

제3지대를 표방하고 나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역시 내달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10주년 행사를 통해 대권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며 국회 인근에 사무실도 개소하는 등 실무적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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