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ㆍ3 부동산 대책과 동시에 우려됐던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또다시 도내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는 모양새다
규제가 비켜난 지역에는 투자 세력이 몰리는가 하면 규제 대상 단지는 당장 집값이 떨어지거나 분양 일정이 미뤄지는 등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하루가 지난 지난 4일 용인 수지구에 대우건설이 문을 연 ‘수지 파크 푸르지오’ 모델하우스 외벽에는 ‘6개월 후 전매 가능’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부가 전매 제한 기간을 대폭 강화한 과천과 성남 등 도내 6개 규제 지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개관 한 시간 전부터 대기 줄이 100m 이상 이어졌고, 평일인데도 7천여 명의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현재(6일)까지 사흘 동안 모델하우스를 찾는 인파는 줄잡아 2만5천여 명에 달한 것으로 대우측은 집계했다.
또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오피스텔 분양 물량에도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형국이다. 지난 4일 하남 ·안양 등에서 문을 연 퀸즈파크미사 등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4곳에는 2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날 분양한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 오피스텔에도 186실 모집에 총 6만2천383건이 접수돼 평균 335대 1, 최고 40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반면 이번 규제 대상에 포함된 과천·성남 등의 아파트 시장은 급격하게 움츠러들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번 주 과천 재건축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 주 새 0.04% 떨어졌다. 규제가 예고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호가가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매매가 안 되다 보니 가격을 2~3천만 원 낮춘 매물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분양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관망세가 뚜렷한 가운데 분양을 앞두고 있던 건설사들과 재건축 조합들은 올 연말까지 규제 여파를 주의 깊게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도 내에 분양 예정인 단지는 총 110개. 이 가운데 이번 규제 적용을 받는 단지는 22개로 2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분양 일정을 조정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청약률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양일정이나 분양가격 등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분양을 앞둔 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서 발급을 미루면서 건설사의 불만까지 제기되고 있다. 용인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책 발표 직후부터 분양권 전매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 오고 있다”며 “인근 동탄2신도시 분양 아파트가 이번에 전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투자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용인으로 몰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