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리그 수원FC 결산] 3. 승격팀 위한 배려·제도보완 필요

승강 단골팀들, 대부분 재원 부족한 시민구단

지난 2013년 국내 프로축구에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클래식(1부리그) 팀들은 강등을 피하기 위해, 챌린지(2부리그) 팀들은 승격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축구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올 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시즌 내내 강등권에 있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최종전을 통해 극적으로 클래식 잔류의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 

반면,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3부리그) 출신으로 챌린지 4위에서 준 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강 플레이오프서 클래식 11위 부산 아이파크를 연파하고 승격했던 수원FC는 한 시즌 만에 강등의 좌절을 맛봤다. 이에 축구팬들은 ‘역대급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승격한 팀이 역대급 승점을 남기고 탈락했다’고 아쉬워 하고 있다.

 

수원 FC가 2016시즌 거둔 성적은 10승9무19패(승점 39)다. 이는 승강제가 도입 이래 가장 높은 승수와 승점이다. 그동안 강등됐던 팀들은 2013년 대구FC(6승14무18패)와 대전 시티즌(7승11무20패)이 나란히 승점 32, 2014년 경남FC 36점(7승15무16패), 상주 상무 34점(7승13무18패), 2015년 부산 아이파크 26점(5승11무22패), 대전 19점(4승7무27패)으로 모두 수원FC보다 낮은 승점이다. 

역대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시즌 최종전까지 강등 경쟁을 몰고갔던 수원FC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강등제 도입 후 올해까지 강등된 6개 팀(대전 2회 강등)들은 지난해 수원FC에 발목을 잡힌 부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민구단 또는 군인팀이었다. 이는 열악한 재정 속에 승격된 팀들이 기존의 기업팀들과 겨뤄 생존하기가 얼마나 힘든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산운용의 차이다.

 

수원FC는 올해 클래식에 승격된 이후 지난해 챌린지시절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100% 인상된 파격적인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 기존 팀들의 예산 규모와 비교할 때 턱없이 모자란 예산으로 운용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시민의 혈세인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는 상황에서 기업팀들처럼 수백억 원을 쏟아부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설상 많은 예산을 확보해도 기존 팀들의 양보가 없는 한 우수선수를 영입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클래식 승격팀들이 대등한 요건 속에 경쟁을 통한 흥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의 ‘보호선수 외 신생팀 특별지명’ 또는 드래프트제 재도입을 통한 우수선수 우선 지명권 행사 같은 특별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로축구의 승격팀과는 다르지만 프로야구는 신생팀이 창단될 경우 전력 평준화와 기존 백업선수들의 이적을 통한 기회를 주기 위해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제도’를 두고 있다.

 

이 같은 승격팀 배려책이 마련된다면 프로축구의 승강제도는 전력 평준화를 통한 더욱 치열해진 생존경쟁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관중몰이에도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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