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예술의 힘 간송과 백남준 ‘위대한 만남’

간송문화재단·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오늘부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 열려
조선시대 대표화가 4人의 ‘상상과 이상’
현대미술 거장의 ‘꿈’ 담긴 작품 전시
옛 간송미술관 ‘보화각’도 VR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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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정 作 ‘촉잔도권’
조선시대 작가들과 백남준의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 과거와 현대 작가들의 긍정성과 이상향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백남준아트센터는 9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간송과 백남준의 만남-문화로 세상을 바꾸다’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간송 전형필이 수집한 작품 중 많이 노출되지 않은 연담 김명국, 현재 심사정, 호생관 최북, 오원 장승업 등 조선 중후반기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이들의 작품과 현대 미술계의 거장 백남준의 작품을 키워드로 연계하는 색다른 방식을 접목했다.

 

‘복록과 수명, 그리고 부귀의 상징’에서는 번창의 뜻이 담긴 장승업의 <기명절지도>와 부유함을 의미하는 샹들리에를 소재로 한 백남준의 <비디오 샹들리에 1번>을 연결시켰다. 두 작품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복에 대한 과거와 현재의 시각을 보여준다.

 

‘이상향을 찾아가는 두 가지 방법’은 낙관적 미래를 담은 심사정의 <촉잔도권>과 백남준의 <코끼리 마차>를 함께 전시했다. <촉잔도권>은 촉나라로 가는 험난한 길을 담은 이상산수화로, 끝나는 길은 평화롭게 그려냈다. <코끼리 마차>는 사람들이 이동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매스미디어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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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 作 ‘관수삼매’

‘상상력을 자극하는 달’은 달을 사랑하는 동양의 정서로 작품을 묶었다. 장승업의 <오동폐월>에서는 달 아래, 짖는 개가 사악함을 몰아내고 있다. 백남준의 <달에 사는 토끼>는 모니터 속 달을 응시하고 있는 토끼를 표현했다.

 

조선의 장승업과 현대의 백남준은 달에 대한 평화의 정서를 드러내며 긍정적인 미래를 이야기한다.

 

‘파격과 일탈’은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작가들의 선구적인 시도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묶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외에 ‘세사람’, 최북 <관수삼매>, 백남준 가 전시된 ‘깨달음에 대하여’ 등 세션이 마련됐다. 또 이번 전시는 VR미디어를 활용한 <보화각>을 선보인다.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뜻을 가진 <보화각>은 1938년 간송 전형필이 설립한 간송미술관의 옛 이름이다. 관객들은 실재하지만 갈 수 없는 가상의 공간을 통해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경험을 하도록 기획됐다.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우리 문화의 주체성을 지켜낸 간송과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린 백남준을 연계해 시너지를 일으키려 했다”며 “백남준과 조선시대 작가들이 꿈꾼 이상향을 보며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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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作 ‘비디오 샹들리에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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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作 TV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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