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p 폭락 1천958 ‘검은 수요일’
원·달러 환율 14.5원↑ 1천149.5원 마감
정부, 시장 안정위해 선제적 조치 천명
경총, 대미수출 중소기업 직격탄 우려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9일(한국시각)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으면서 코스피가 폭락하고,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주식시장은 후폭풍에 휩싸였다.
특히 내수 침체, 투자ㆍ수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과 트럼프 집권 이후 보호무역 강화, 환율 불확실성까지 예고돼 한동안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 트럼프 쇼크에 공포지수 40% 급등…금융당국, 비상 대응책 마련 분주
트럼프 당선은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9일 급락하면서 주식시장 ‘공포지수’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찬반 투표 당시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6.59% 급등한 19.26에 장을 마감했다. 브렉시트 여파로 시장이 크게 휘청거린 지난 6월27일(19.47) 이후 최고치다. VKOSPI는 장중 40% 이상 오른 23.2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경합 지역에서 앞서고 있다는 소식에 전해진 오전 11시 전후로 급락세로 전환했다.
결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45.00p(2.25%) 떨어진 1천958.38로 거래를 마쳤고, 원ㆍ달러 환율은 14.5원 오른 1천149.5원에 장이 마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충격이 당분간 지속하며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천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정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 전환…외화자금 유입방안 등 검토
정부는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부터 금융시장 관련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며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정부는 금융, 외환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추진키로 했다.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수시로 열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과 외채, 외화 보유액을 철저히 관리하고,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민간부문의 외화자금 조달 등 외화자금 유입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우선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정책은 현재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주요국에 대한 환율 관련 압박 강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 부총리는 “한ㆍ미 양국의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진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경제단체 통상마찰 심화 우려…보호무역 대책 마련해야
국내 경제단체들은 공식 논평 등을 통해 미국과의 통상마찰 심화에 대해 우려하며 견고한 한미동맹과 경제협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길 바랐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세계적인 통상마찰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요 교역국 간의 상호 협력을 해야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대미 통상외교 채널을 재정비하고, 미국 내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미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기업이 합심하여 신속한 대응 체계 마련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김한수 통상본부장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우리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중소기업도 끊임없는 기술개발 등 자구노력을 통해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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