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재취업 기대가 실망으로… ‘미스매칭’에 한숨

2016 인천 여성 일자리 연합 박람회
지역 중소기업 56곳 참여 부스 마련
육아로 직장 떠났던 여성 발길 밀물
대부분 서비스·생산직… 아쉬움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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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인천여성일자리박람회 행사가 열린 인천시 부평구 삼산체육관에서 길게 늘어선 여성 구직자들이 현장면접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장용준기자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특별한 정책 같은 게 있으면 좋겠어요.”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A씨(34·여)는 15일 8개월 된 아기를 안고 ‘2016 인천 여성 일자리 연합 박람회’가 열린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을 찾았다. 건설회사 경리 파트에서 일하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1년 전에 회사를 그만둔 A씨는 이날 새로 일할만한 곳을 찾으려 했지만 마땅한 기업을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현재 하는 일과 관련이 없는 서비스직이 대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구에서 온 제조업체 플라스틱 사출 숙련공 출신 50대 B씨(58·여)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스를 돌며 여러 면접관을 만났지만 “30~40대 여성을 뽑는다”는 말에 10년 만에 취업전선에 나섰다가 끝내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B씨는 “환갑이 지나도 일을 해야 먹고사는 데 걱정”이라며 “나이가 들면 그만큼 장점도 많은데, 기업들은 단점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속칭 ‘경단녀’로 불리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해법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인천시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경력단절여성은 2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인천지역 경단녀는 2013년 11만4천 명에서 지난해 12만1천 명으로 증가했다. 전국 6대 광역시 중 가장 많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사회활동을 수년에서 수십 년 이상 쉬었다가 다시 복귀하려는 경단녀들에게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날 행사장에는 다양한 제조업체의 총 56곳의 지역 중소기업이 참여했지만, 다양한 직업 경력을 가진 구직여성들에 비해 일자리는 생산직과 서비스직 위주로 짜여졌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취업박람회가 ‘보여주기’식 행사 아니냐는 지적도 많이 나오지만, 전문직이나 좋은 일자리에 있었던 여성을 제외하고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인력이 필요한 기업과 일자리가 필요한 여성들 간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희 인천여성회 회장은 “좋은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라며 “지역 여성들과 지자체가 토론회 등을 열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방안을 고민하고, 고용부나 새일센터뿐만 아니라 기타 행정기관도 좀 더 나은 일자리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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