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서 강연… 경제·권력 공유 ‘제4의 길’ 주장
“내년 대선 통해 경기도식 미래 정치 시스템 만들 것”
독일을 방문 중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14일(현지 시각) “최근 대통령 주변 스캔들의 해결책은 권력의 분점”이라며 “새누리당은 지금 해체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150여 명을 대상으로 ‘독일의 경험에 비춘 대한민국 리빌딩, 제4의 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권력 분점과 관련해 정치인ㆍ새누리당이 할 역할을 묻는 독일 학생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권력 분점은 민주당과 권력을 나누는 경기 연정을 빗대서, 새누리당 해체는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새로운 정당 창당을 통한 정치 지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각각 풀이된다.
남 지사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등 대통령제 국가들의 정치적 위기는 ‘승자가 독식하는 시스템’ 때문”이라며 “‘협치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정치적 리더십 공백 등 위기에 빠졌다. 세계적으로 봐도 정치와 경제 모순으로 위기 상황”이라며 “제4의 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와 권력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정치시스템, 자유와 자원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만들어야 정치의 뼈대가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새로운 정치시스템과 관련, “한국과 미국, 필리핀 등 대통령제 국가의 정치적 위기는 패자는 게임의 결과를 공유하지 못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규정한 뒤 “독일의 연정과 같은 권력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의 정치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아 경기도 연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시스템과 다소 다르다”면서 “내년 한국 대선을 통해 미국식이나 독일식이 아닌 ‘경기도식’ 미래 정치시스템 ‘협치형 대통령제’를 만들겠다.
민주주의 열망 국가들이 배우려는 정치 스탠다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 대권 도전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편 남 지사는 이날 오후 베를린에서 하이코 빌(Heiko Biehl) 독일연방군 역사사회과학연구소장과 간담회를 갖고 ‘모병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남 지사는 “북한의 위협은 증가하는데 2023년이면 한국에 인구 절벽이 온다”며 “지금부터 이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는가”라고 물었으며 이에 빌 소장은 “군대 인원 부족은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대의 질과 양을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군대에서 일하는 것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군대 안에서 학위 공부를 할 수 있게 하고 직업교육을 하며 장기근무 군인에게 능력을 더 발전시키는 계속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에서는 모병제를 통해 여성에게 군대의 문을 개방하고 외국인도 모집한다고 덧붙였다.
또 모병제 도입 시 지원자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빌 소장은 “구인난은 기업이나 군대나 마찬가지”라며 “모병제를 도입하면 급여 등 우수 인적자원을 유인하기 위해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남 지사는 앞서 한스 울리히(Hans Ulich) 독일연방의회 국방위원회 사무처장을 만나기도 했다.
울리히 사무처장은 “인구 상황 등 현실 변화에 빨리 대응해야 하고, 모병제 등에 대한 내부의 토론도 필요하다”며 “독일 모병제는 국방비 절감 요구가 되면서 논의됐다. (모병제 시행) 초기에는 비용이 증가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냉전 해소로 점차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독일 베를린=김창학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