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지적측량 신청 러시… 불황 속 나홀로 호황

10월기준 누적 작년比 4.8%↑ 6만7천511건
“경기침체 여파 감소세” 정부 예상 뒤엎어
11·3 규제 비껴간 토지에 투자자 대거 몰려
보유 토지 경계확인 목적 측량 의뢰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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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 화성지사 직원들이 화성시내 한 대지에서 토지분할 측량을 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 예상과 달리 경기도내 지적측량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시범기자
정년 퇴임을 앞둔 A씨(59)는 지난달 용인 처인구 이동면 중덕로 인근에 땅을 샀다. 전원주택을 짓고 퇴직 후 텃밭을 일구며 살 계획이었다. A씨는 토지를 매입한 뒤 지적측량을 신청했다가 넉넉히 3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신청이 밀려도 너무 밀렸기 때문이다. A씨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대기기간이 길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내 지적측량 신청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LX(국토정보관리공사)에 따르면 도내 지적측량 신청 건수는 10월 기준 누계실적이 6만7천5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4천385건)보다 4.8%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2.8%)을 웃도는 수치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국토교통부의 전망을 뒤엎은 결과다. 애초 국토부는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도내 지적측량 신청 증감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적측량을 수행하고 있는 LX는 해를 거듭해 증가하고 있는 도내 토지 거래와 주택·공장 신축 등을 지적측량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근 도 내 토지 시장은 투기판으로 들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요동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투기꾼들이 대거 몰려 일부 인기 지역의 공고가 날 경우엔 수 천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토지를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건축물을 신축하려거나, 소유토지에 대한 경계 확인을 목적으로 한 측량 의뢰가 실제로 쇄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살펴봣을 때 경계복원측량이 15만1천94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분할측량도 9만4천269건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LX측은 현재 신청이 밀려 정상적인 측량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규정상 지적측량 처리기간은 5일로 돼 있지만, 하루에도 30여 건 이상 되는 신청량으로 대기기간은 최소 2주를 넘나들고 있다.  LX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 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토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앞으로도 지적측량 신청 건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여러 사업이 계획돼 있는 만큼, 당분간은 이런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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