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닭 산지 포천 ‘초비상’ ‘AI 재앙’ 또 수도권 덮치나

양주 확진 이어 포천서 의심신고 2개 농장 닭 61만 마리 살처분
“또 당할 순 없다” 방역 땀방울 道, 예비비 20억 투입 차단나서

23일 정오께 포천 영북면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A농장 주변은 적막함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전날 오후 5시께 이 농장 닭 65마리가 집단폐사해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축 신고가 접수되면서 포천시와 방역 당국이 농장을 폐쇄하고 긴급 방역에 나섰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가축방역심의회 서면 심의를 통해 위기경보를 현행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방역관계자 30여 명은 ‘의사환축발생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바리케이드로 농장 입구를 막아선 채 출입을 완전히 통제하고 바닥에 석회가루를 연신 뿌렸다.

농장 안에서는 사육 중인 수십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분주했다.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농장 관계자들을 수소문했으나 전혀 접촉할 수가 없었고 이따금 농장을 찾은 방역 당국 차량만이 시야를 오가면서 AI 발생 현장임을 실감케 했다.

 

방역 당국이 이 농장에서 폐사한 닭 65마리를 간이검사한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안심할 수 없는 까닭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앞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 이어 양주 산란계 농장까지 모두 H5N6형 바이러스로 검출로 AI확진을 받았기 때문이다.

 

AI 확산방지를 위해 포천시는 A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지점에 이동통제소와 초소 등 2곳을 설치하고 외부 차량 이동을 통제했다.

 

A 농장과 마주한 B 농장 등 두 곳에서 사육 중인 닭 61만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 작업도 동시에 착수하며 방역 작업에 분주했다. 또 가금류 사육농가 전담조를 편성, 주 1회 임상 예찰하던 횟수도 2회로 늘리고 반경 10㎞내 가금류 사육농장 84농가 180만 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발동하는 등 긴급 예찰에 나섰다.

 

경기도 또한 AI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예비비 20억 원을 투입, 방역활동을 지원하고 양주와 포천 지역 발병 농가로부터 반경 10㎞ 이내 가금류 사육농장 205곳 257만 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AI가 첫 번째로 발생한 양주 백석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집단폐사한 닭 240마리를 정밀검사 한 결과, 사흘 뒤인 22일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포천시 관계자는 “AI 의심 축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긴급하게 움직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국내 최대 닭 산지인 만큼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지역은 225개 농가가 닭 1천14만 마리를 사육하는 전국 최대 닭 산지로 닭 사육규모는 경기도 전체 20%에 육박하며 전국적으로는 7∼8%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는 발생지인 중국에서 16명이 감염돼 10명이 사망, 62.5%의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인체 감염률은 높지 않지만 걸릴 경우 치사율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양주의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에 이어 전국 최대 닭 산지인 포천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포천시 영북면의 한 산란계 사육농장에서 관계자들이 닭 61만마리를 예방 살처분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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