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의 촛불집회를 만나다… 성남문화재단, 자체 제작 뮤지컬 ‘금강, 1894’ 상연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촛불이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지금 상황과 유사한 ‘1894년의 햇불’을 조명하는 창작 뮤지컬이 초연을 앞둬 눈길을 끈다. 

개관 초기부터 꾸준히 자체 제작 기획물을 선보여 온 성남문화재단의 또 다른 도전작, 뮤지컬 <금강, 1894>이 그것이다. 작품은 오는 12월1일부터 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평일에는 오후 8시, 주말에는 오후 2시와 7시 등 총 6회 상연된다.

뮤지컬 <금강, 1894>는 신동엽 시인의 장편 대서사시 ‘금강’을 원작으로 했다.

앞서 지난 1994년 동학농민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가극 ‘금강’>이라는 공연명으로 제작돼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 제1회 민족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 받은 바 있다. 2004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재공연하고 2005년 6월에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성남문화재단이 지난 2009년 뮤지컬 <남한산성> 이후 7년 만에 자체 제작 뮤지컬로 선보이는 ‘금강, 1894’는 동일한 원작에 대중적 인기를 얻은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관객과의 거리 좁히기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은 오랜만에 찾은 고향에서 할머니의 죽음과 관비로 끌려간 여동생의 소식을 들은 ‘신하늬’가 동생을 찾기 위해 초토사 홍계훈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동학도들의 근거지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무대에는 조선말 봉건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 외세의 경제침탈 및 국권유린 등에 저항하기 위해 분연히 봉기했던 민초들이 등장한다.

▲ 박지연, 박호산, 손호영, 양준모, 이건명
그들이 갈망했던 자유, 평등, 자주의 이상이 일본군과 관군의 흉포한 총칼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동학 농민운동이 햇불처럼 번진다. 혼돈의 역사 속에서 상처받고 무너지기도 하지만 희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외침은 최근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는 촛불 집회와 오버랩되는 지점이다.

 

드림팀으로 불릴만한 제작진과 출연진은 작품의 완성도를 기대케 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로 2015년 더 뮤지컬 최고의 창작 뮤지컬상을 수상한 김규종이 연출 지휘봉을 잡고, 뮤지컬 <프랑겐슈타인>과 <모차르트>로 잘 알려진 이성준이 작곡 겸 음악감독을 맡았다. ‘신하늬’역은 그룹 GOD 멤버이자 다양한 뮤지컬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손호영이 맡았다. ‘이명학’ 역에는 이건명과 양준모가, ‘인진아’ 역에 박지연, ‘전봉준’ 역에 박호산 등이 각각 캐스팅됐다.

 

특히 재단은 성남시와 (?)통일맞이 등과 함께 뮤지컬 ‘금강, 1894’의 평양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정은숙 재단 대표이사는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고 감동과 공감을 느끼는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람료 2만5천원~7만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