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월평균 소득 366만원·자산 1억8천만원
응답자 이상적 소득 511만원·자산 6억4천만원
현실·이상 ‘괴리’… 58%는 은퇴 후 빈곤층 추락
중산층 10명 가운데 6명은 자신을 빈곤층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퇴 후에 빈곤층으로 떨어질 위기에 놓인 중산층도 10명 중 6명으로 조사됐다.
29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중산층 1천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17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56.5%에 달했다.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한 비율은 43.3%에 그쳤다.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150% 사이의 소득을 올리는 계층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전체의 67.4%다. 연구소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월평균 소득은 366만 원이고 보유 자산은 1억8천만 원이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월평균 소득 511만 원과 소유 자산 6억4천만 원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꼽았다. 소득은 이상적 기준의 72%, 자산은 28%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모습을 보였다.
또 중산층 10명 중 6명은 은퇴 후에 실제로 빈곤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은퇴 후 예상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비율은 37.5%였고, 빈곤층과 중산층의 경계에 해당하는 100~150만 원 사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1.4%였다. 전체 58.9%가 노후 예상 소득이 월 150만 원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부 기준 2인 가구 빈곤층 기준이 137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중산층 10명 중 최대 6명이 노후에 빈곤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산층의 노후 준비도 부실했다. 노후 준비의 척도라 할 수 있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모두 가진 사람은 46.5%에 그쳤다.
중산층의 인식과 관련된 영역에선 빠르게 변하는 사회 모습이 반영됐다.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중산층은 26.5%에 불과했고, 55.5%는 선택사항이라고 봤고, 18%는 필요 없다고 응답했다. 결혼관계를 유지한 채 따로 살면서 각자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졸혼’에 대해서도 중산층 49%가 찬성했고, 외국인과 결혼에 대해서도 58.3%가 자녀가 좋다면 찬성했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현실과 이상의 벽 앞에서 많은 중산층이 스스로 가치와 처지를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은퇴 후에도 중산층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령과 소득수준에 맞는 맞춤형 노후준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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