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국에 일부 공직자들의 비행이 한심스럽다. ‘최순실 게이트’로 빚어진 오늘의 시국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발의됐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도 퇴진의사를 밝혔지만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이 국민들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고 있다. 특히 국가위기 때 중심 잡고 있어야 할 공직사회에서 일부 나사 풀린 공직자들을 보게 되는 건 비통한 일이다.
인천남동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 추돌 사고를 내고 여러 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인천연수경찰서 A경위(42·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A경위는 이날 오전 0시29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길병원사거리앞 도로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신호 대기 중인 B씨(56·여)차를 들이 받았다. 이 사고는 4중 추돌로 이어져 B씨 등 6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A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를 훨씬 웃도는 0.132%로 조사됐다. 경찰은 A경위와 함께 술을 마신 경찰관들을 상대로 음주운전 방조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A경위는 지난해 인천경찰청에서 근무 중 교통단속 등 업무 성과를 인정받아 경사에서 1계급 특진했다.
인천경찰청은 또 여자 화장실과 여경 휴게실 등을 임의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천서부경찰서 C지구대장에 대해 감찰 조사 중이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자체 조사를 벌여 C지구대장에 대해 경고처분을 내렸지만 처벌이 가볍다는 투서에 따라 경찰청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 또 부천오정경찰서 박동수 서장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부하직원과 회식했던 사실이 밝혀져 구설수에 올랐다. 이 경찰서 D경장(35)은 지난달 11일 밤 11시28분께 인천계양소방서 주변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7%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돼 3개월 간 정직 조치됐고, 박 서장은 구두경고를 받았다. 인천시의회는 지난달 17일 실시한 인천시 사무 감사에서 지난달까지 뇌물수수 1건, 음주운전 7건, 폭력행위 6건, 성범죄 2건 등 34건의 시 공무원 비행 사실을 확인했다.
공직자들은 정치가 아무리 표류하고 심각한 권력누수 현상에 빠졌다고 해서 덩달아 기강이 풀려선 안 된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투철한 사명의식과 엄격한 기강이 확립돼야 한다. 특히 오늘 같은 혼란 시국에선 국가 기반이 흔들리지 않게 공직자들의 시대상황 인식과 역사의식이 요구된다. 공직자들의 자기혁신적인 분발을 촉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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