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으로 계란 수급에 차질…대형마트도 가격 인상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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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산란계들이 살처분 되고, 지난 여름 폭염으로 상당수의 닭이 폐사한 여파가 더해지며 계란 수급량이 줄어, 계란 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수원의 한 계란도매업체에서 직원이 출하할 계란을 점검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경기도내 양계농장의 산란계(알을 낳는 닭)가 무더기로 살처분되면서 계란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산지 가격이 소폭 상승한데다 대형마트도 AI가 장기화될 경우 계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AI 발생으로 인해 양주와 포천, 이천 등 도내 전역에서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200만 마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도내에서 사육 중인 1천75만 마리의 산란계 중 18%에 달하는 수치다.

 

이같이 상당수 산란계가 살처분 되는데다 AI 확산 방지를 위해 농가마다 이동제한조치까지 내려지면서 계란 공급이 약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줄어들자 계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지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께 AI가 발생하기 전 1개당 약 110~120원(30개 한판당 3천300원~3천600원)이었던 계란 산지 가격은 AI 발생 후인 현재 125~130원(3천750원~3천9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수원에서 계란유통업체를 운영하는 J씨는 “보통 하루에 계란 1만 판 정도를 가져왔는데 요새는 물량이 부족해 7천 판밖에 확보를 못 하고 있다”면서 “일정기간 키워 알을 낳을 때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되는 산란계는 AI 여파가 끝나고 1년가량이 지나야 수급이 정상화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산지 가격이 오르면서 대형마트 역시 계란 가격 인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다행히도 아직까지 계란 물량 확보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한 판에 5천980원인 가격이 AI가 지속되면 이번 주 안에 6천200원 이상으로 오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AI가 장기화해 계란 산지 가격이 계속 오름추세를 보이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량은 현재까지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AI가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확산돼 계란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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