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당대표 1대1로 만나자” 역제안

더민주·정의당 ‘거부’… 국민의당은 수용의사 밝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측은 15일 야 3당의 ‘권한대행-정당대표 회동’ 제안과 관련, 정당별로 권한대행과의 1대1 회동을 역제안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거부 의사를 밝힌 반면 국민의당은 수용입장을 밝히는 등 야당 간 이견이 나와 정부와 국회간 ‘합치’가 교착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간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긴요하다는 점에서 3당 대표들과의 제안에 공감한다“면서 “현재의 정치적 상황으로 여·야·정이 함께 만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면, 조속히 만날 수 있는 정당별로 회동해 의견을 나누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의 심오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부터 야 3당 대표 비서실장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며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권한대행 측은 전했다.

 

황 권한대행 측의 이 같은 공식 입장은 지난 13일 야 3당 대표와의 제안 이후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그동안 황 권한대행 측은 여당이 빠진 상태에서 야당과 대화에 나서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며 즉답을 피해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인천 남동을)은 브리핑을 통해 “황 권한대행의 개별회동 역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정말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간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면, 야 3당 대표들을 굳이 쪼개서 만나자고 역제안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3당 대표들이 회동에서 제안한 대로 원안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야 3당과 국정협의를 거부하고 각 당 대표와 개별적으로 만나겠다는 것은 야당의 공조를 무력화하고 자기 정치를 하겠다는 비겁한 꼼수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황 대행의 제안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한다”면서 “그러나 역대 최악의 AI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까지 근 50여 일 동안 방치된 경제현안, 민생현안들이 너무도 많다”고 지적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이어 “더 이상 현 상황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황 대행과의 회동은 불가피하다”며 수용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이처럼 ‘거부’와 ‘수용’이라는 엇갈린 입장을 보임에 따라 ‘포스트 탄핵’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와 야당 간, 야권 내 기 싸움은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김재민·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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