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산 오색시장에서 10여 년 째 생닭을 판매하는 J씨(47)는 파리만 날리는 판매대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평상시대로라면 송년회 등 각종 연말 행사 준비를 하러 나온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이 전국을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J씨는 “과거에 AI가 발생했을 때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연말특수는커녕 생닭 판매도 금지될까 눈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생닭과 계란을 판매하는 K씨(52ㆍ여)도 “계란은 구하질 못해 팔지 못하고 생닭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AI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12개 시ㆍ군에서 1천만 마리를 넘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살처분 되는 등 AI가 도내 전역을 강타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AI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산닭, 산오리에 이어 생닭과 생오리 유통까지 금지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상인들은 생계 위협까지 받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AI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전국 모든 전통시장 내 닭과 오리 등 가금류 판매업을 강제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AI로 국내에서 생닭 등의 판매가 금지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AI가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면 생닭 등의 유통을 전면금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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