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오정경찰서 편도철 형사 “사소한 신고라도 피해자 편에 서야죠”

40여 일간 CCTV 60여 대 분석
여고생이 도난당한 자전거 찾아줘
여고생은 깨알같은 손편지로 감사

여고생이 도난당한 자전거를 찾기 위해 40여 일간 CCTV 60여 대를 분석, 범인을 검거하고 주인에게 자전거를 찾아준 부천오정경찰서 편도철 형사.
▲ 여고생이 도난당한 자전거를 찾기 위해 40여 일간 CCTV 60여 대를 분석, 범인을 검거하고 주인에게 자전거를 찾아준 부천오정경찰서 편도철 형사.
“저에게는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인데 감사 손 편지까지 받으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지난 10월20일 부천오정경찰서 형사과 생활범죄수사팀에 자전거 도난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접수되는 일반적인 도난신고였지만, 피해자는 다름 아닌 여고생. 용돈을 아껴가며 어렵사리 산 자전거를 잃어버려 어찌할 줄 몰라하는 A양의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건을 접수받은 편도철 형사(42ㆍ경사)는 즉시 도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겨 주변의 CCTV부터 샅샅이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어 자전거를 훔친 범인이 도주했을만한 도주로를 따라 CCTV 60여 대를 틈나는 대로 추가로 분석했다. 드디어 CCTV 속 용의자 얼굴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무려 40여일 간에 걸친 길고 긴 싸움이었다.

 

이후 용의자의 집 주소지 분석에 들어가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었으나 이내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용의자가 주소에 거주하고 있지 않던 것. 편 형사는 주저하지 않고 며칠 동안 인근 동네에서 잠복근무에 돌입했다. 자전거를 애타게 찾고 있을 A양에게 반드시 찾아주고야 말겠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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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도철 형사 앞으로 도착한 여고생 A양의 감사편지

편 형사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사건 발생 50여 일이 지난 이달 1일 그의 눈에 용의자의 인상착의로 보이는 B씨(45)가 나타났고, 현장에서 검거됐다. B씨의 집에는 다행히 A양 자전거가 마치 주인을 기다리기라도 하듯 보관돼 있었다.

 

최근 편 형사 앞으로 한통의 깨알 같은 손 편지가 도착했다. “형사님, 저 민정이에요. 아끼던 제 자전거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전거를 되찾은 A양의 편지였다.

 

A양은 편지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한참 뒤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며 “자전거를 볼 때마다, 탈 때마다 감사한 마음 가지겠습니다”라고 적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편 형사는 “20년 전 군대에서 위문편지를 받은 이후 손편지는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 감출 수 없었다”라며 “앞으로 사소한 신고라도 피해자의 편에서 수사를 해 나가겠다”며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편 부천오정경찰서는 자전거를 훔친 혐의(절도)로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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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도철 형사 앞으로 도착한 여고생 A양의 감사편지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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