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촛불항쟁과 사회적 자본의 미래

▲
230만 명이 모인 촛불항쟁은 한국사회에 어떠한 결과로 남을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2016년 12월 9일은 촛불항쟁의 성과를 따지기 전에 이미 역사적인 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촛불로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한 국민의, 위대한 승리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촛불항쟁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역사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국가의 신뢰가 바닥나고, 그로 인한 정치적 해결 시스템의 부재는 국민의 자발적인 촛불항쟁으로 이어졌다. 촛불항쟁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기까지 치러야 했던 사회적 자본의 비용은 얼마일까? 50일 넘는 기간의 투쟁, 차 벽을 치며 막아선 경찰, 행사에 들어간 무대 및 음향비용, 거리에 나부낀 현수막, 선전물 등 이러한 비용만 해도 얼마인가! 연말에 바쁜 시간에도 최소 대여섯 시간을 내 참석한 연인원 1천만 명이 만들어 낸 거리의 촛불항쟁은 실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될 것이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 낸 사회적 자본의 비용이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에서 국민이 받은 정신적 고통까지 합산하면, 박근혜 정부가 만들어 낸 사회적 자본의 비용은 천문학적 수치다.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퍼트남 교수가 1995년에 쓴 저서 ‘나홀로 볼링(Bowling Alone)’을 보면, 과거 미국은 이웃과 함께 볼링을 할 때는 지역공동체의 교류가 활성화되었었다. 그런데 최근 혼자 볼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며, 지역공동체의 교류가 부재함을 원인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이를 사회적 자본의 붕괴 현상으로 진단하였다. 나아가 사회적 자본의 붕괴는 국가 역량의 약화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퍼트남이 말하는 사회적 자본이란 사회 구성원의 개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 조직과 조직 간의 신뢰, 호혜성의 규범, 네트워크로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 이번 국민적 촛불항쟁 과정의 사회적 자본, 즉 참여민주주의 비용을 따져도 엄청난 비용을 초래했지만 그간 국민이 국가에 대한 신뢰 추락의 비용은 계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제 국민은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의 대한민국을 원하고 있다.

 

촛불항쟁의 민심을 사회적 자본의 미래사회 가치로 환산해 보면 어떨까? 7차에 걸친 국민 촛불은 참여민주주의 현장이었다. 평화적 방법, 그리고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신뢰와 호혜의 공간이며 전국으로 연결된 하나의 네트워크였다. 이뿐인가?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한 아름다운 축제의 장이었다. 초·중·고등학생들의 소신 있는 발언,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부대는 평화와 질서를 만들어 내는 참여민주주의를 배우는 현장이었다.

 

이번 촛불항쟁은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배우는 현장, 다양성이 존재하는 현장이면서 대한민국 미래사회 발전의 원동력을 본 현장이다. 촛불항쟁이 만들어 낸 광장의 참여민주주의와 SNS를 통하여 소통하는 네트워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사회적 자본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남승균 인천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부센터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