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가 찾아오면서 도내 곳곳이 터진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저기온이 영하까지 내려간 탓에 물기를 제거하지 않고 바깥에 내놓은 봉투들이 얼어붙어 찢어지거나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오전 7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주택가 골목. 이날 수원의 최저 기온은 영하 4.9도로, 가만히 서 있으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이처럼 영하의 날씨 속에 음식물의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 내용물이 얼어 붙어버린 채 옆 부분이 터지고 찢어진 봉투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터져버린 봉투 사이로 새어나온 음식물쓰레기들은 거리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에 골목을 지나던 사람들은 이를 밟지 않기 위해 요리조리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오산시 양산동 한 주택가에도 터져나간 쓰레기봉투들이 쉽게 목격됐다. 봉투는 입구까지 음식물이 가득 차있어 완전히 찢어진 상태로 라면, 김치, 과일 등 온갖 음식물이 길거리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더욱이 오후가 돼 영하였던 날씨가 영상권으로 올라가자 얼어붙은 음식물이 녹기 시작하면서 일부 쓰레기봉투에서는 국물이 흘러나와 심한 악취가 나는 등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음식물 수거업체 직원 K씨(42)는 “봉투값이 아까워 입구까지 음식물을 가득 채워서 바깥에 내놓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물기를 머금은 봉투가 터지는 일이 종종 발생해 겨울만 되면 청소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수원시 등 지자체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봉투의 경우 얼어붙어 터지더라도 우선 터진 상태에서 전부 수거하고 있다”며 “국물이 새어나오면 청소가 힘들긴 하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수거 후 주변 청소까지 하는 등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석목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물이 얼면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에 쓰레기봉투도 꽉 차 있는 상태에서 얼어붙으면 터지기가 쉽다”면서 “쓰레기를 버릴 때 입구까지 채우지 않는 것이 봉투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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