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문화재단 29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서 ‘청록집 발간 70주년 기념 시 그림전’ 개최

▲ 김덕기 별
▲ 김덕기 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박두진(1916~1998)의 시 ‘해’다.

1946년부터 박목월, 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 시인으로 활동한 시인은 자연과 신의 영원한 참신성을 노래한 30여 권의 시집과 평론·수필·시평 등을 통해 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해방 후에 쓴 대표작 <해>를 비롯해 <향현> <묘지송> <푸른 하늘 아래> <하얀 날개> 등을 통해 시대의 부정적 가치들을 비판했다.

 

박두진의 시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용인문화재단이 29일부터 대년 1월25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청록집 발간 70주년 기념 시 그림전>을 개최한다.

 

▲ 김섭 박꽃
▲ 김섭 박꽃
이번 전시는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탄생 100주년과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시인이 함께 펴낸 시집인 <청록집>의 발간 7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청록집에는 시대적인 수난과 절망을 극복기위한 강인한 의지가 담긴 박두진의 시를 비롯해 향토적 서정을 노래한 박목월의 시, 민족정서와 전통에의 향수를 담은 조지훈의 시가 담겼으며, 이들의 청록집을 통해 8 ·15광복 후부터 6 ·25전쟁까지의 한 시기를 대표하는 한국시단의 전통을 이룩했다.

 

전시에는 김덕기, 김섭, 박영근, 서용선, 윤후명, 이인, 최석운 등 총 7명의 작가가 참여해 청록집 수록 시 중 시편을 선정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섭, 윤후명, 최석운 작가는 박목월의 시 15편을, 서용선, 이인 작가는 조지훈의 시 12편을, 김덕기, 박영근 작가는 박두진의 시 12편을 각각 그림으로 선보인다. 전시는 무료다. 문의 (031)896-6003

▲ 이인 낙화
▲ 이인 낙화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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