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국정혼란+AI… 꽉 닫힌 지갑 ‘소비 한파’

한은 “소비자심리지수 7년 8개월새 최저치”

장기 불황에 국정혼란 사태까지 겹치며 ‘소비절벽’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더해져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얼어붙은 형국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이 11월 작년보다 0.5% 감소했고, 12월 들어서도 25일까지 매출이 0.5% 줄었다. 

겨울 정기세일 매출도 0.7% 감소했다. 겨울 정기세일을 17일 이상 편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매출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백화점도 11월 매출이 1.5% 감소했고 12월에도 25일까지 매출증가율이 -0.8%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사회 전반에 걸친 침체된 분위기 영향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새해 소비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준으로, 7년 8개월 만의 최저치다. 경기와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판단한 소비자들은 앞으로 지출도 줄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까지 ‘소비절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굉장히 안 좋은데 실제 소비에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며 “고용이나 임금 전망도 좋지 않고 가계부채 문제도 부각되고 있어 소비 위축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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