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녹취록' 공개 파문…최순실이 말한대로 다음날 朴대통령이 얘기했다!

최순실씨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통화를 녹음한 녹취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TV 보도 화면 캡처, '정호성 녹취록' 공개 파문…최순실이 말한대로 다음날 朴대통령이 얘기했다!
▲ 사진=연합뉴스TV 보도 화면 캡처, '정호성 녹취록' 공개 파문…최순실이 말한대로 다음날 朴대통령이 얘기했다!

최씨가 정 전 비서관과 통화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할 말까지 직·간접적으로 제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공분이 커질 전망이다.

JTBC와 TV조선은 지난 4일 정 전 비서관이 최씨와의 통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일명 정호성 파일)의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해야 할 발언에 관해 미리 정 전 비서관에게 일종의 지침을 내렸다.

일례로 2013년 6월24일 최씨는 정 전 비서관과 통화하며 “많은 희생이 뒤따른 6·25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있다”고 말했으며, 다음날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많은 분들이 전쟁이 남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왜곡해서 북침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최씨와 비슷한 발언을 한다.

또 그 해 10월28일 최씨는 정 전 비서관과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 원칙으로 일관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는 취지로 “여태까지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과거 시절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 그런 것(민주주의)을 했다는 얘기를 안 해도 되느냐”고 지적했는데, 박 대통령은 사흘 뒤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요즘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정당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비슷한 취지로 얘기했다.

최씨가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측을 통해 따로 언론 동향을 수시로 보고받은 것처럼 보이는 정황도 녹취록에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최씨가 정국에 관한 의견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적어보세요”라고 하면 정 전 비서관이 “예, 예”라고 답변한 사례도 있었다.

녹취록은 최씨와 정 전 비서관, 박 대통령 사이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 자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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