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공연단 손잡고 상생… 지역문화 발전 ‘새바람’
지난 2009년부터 시행, 극장과 공연단체 간 상생 협력을 토대로 지역 맞춤형의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 등의 효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공연장과 공연단의 견고한 파트너십 부족이나 예산 규모 및 운용의 불안전과 불투명성 등 더 이상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도 존재한다. 이에 본보는 경기도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현황과 성과 등을 살피고, 발전 방안을 모색고자 한다. 편집자주
◇공연장과 공연단의 상부상조로 지역문화 발전 꾀하다
21세기 문화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국의 지자체는 앞다퉈 공연장을 건립했다. 그러나 ‘건립’에만 치중하고 운영 예산과 전문 인력 등이 부족한 탓에 수년 동안 가동률이나 이용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반복적으로 대두됐다. 각 지역 공연예술단체들도 고정 수입은 물론 공연장, 사무실, 연습실 등의 부족으로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하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부딪혔다.
실제로 문화예술회관 운영현황보고 등에 따르면 전국에 문예회관을 비롯한 공공 공연장은 2015년 기준 362개에 달한다. 경기도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64개가 있다.
이 기간 경기도 공연장들의 공연 프로그램 가동률은 47.4%로 전국 41.6%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문화예술회관만 따졌을 때 유료관객율이 94만3천여 명(28.4%)으로, 전국 유료 관객율 28.7%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 밖에도 공연건수가 전국 평균보다 낮는 등 공연장 규모나 인구집중도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와 수준에 못미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를 배경으로 출발한 문화예술지원정책이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이다. 여기서 ‘상주단체’는 공연단이 각 문예회관과 대등한 위치에서 계약을 통해 성립하는 협력 관계로, 별도의 독립된 조직과 예산을 운영함으로써 창작의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0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단체 집중육성사업으로 접근해 지역협력을 추구하며 지역문화재단에 이관, 2009년까지 시범 운영되다가 2010년부터는 전국에서 확대 실시하고 있다. 2014년에는 문예진흥기금 84억 원에 지방비 54억여 원을 투입, 16개 시도에서 120개 공연장과 170개 상주단체가 지원 받았다.
‘간접’ 지원 방식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문화재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2017년 문예진흥 공모지원사업(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지원안내’에 따르면, 공연장은 상주단체의 안정적인 활동기반을 제공하고 상주단체는 작품 상연과 교육 프로그램 등의 관객 개발 및 증가를 위한 활동을 벌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공연장은 상주단체에 무대, 사무실, 연습실 등의 상주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공연장 사용료를 면제 및 우선 대관해줘야 한다. 상주단체의 창작역량 강화를 위해 기획 및 제작, 홍보마케팅, 예산집행 및 정산 등에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상주단체는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작품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연장과 협력해 성과를 거두기 위해 협조하는 것이 요구된다. 필수적으로 신작공연이나 신작 쇼케이스 공연을 해야 하고, 1년에 기획 공연 무대도 선보여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도내 한 공연장의 상주단체로 활동했던 공연단 관계자는 “신작 제작이 가장 어려운데 이를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지원 사업”이라며 “공연장 측에서도 우리 단체와 협력해 시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금
경기문화재단은 2015년에 총 14억3천만원을 투입, 12개 지역 문화재단 및 공연장과 15개 공연단체를 지원했다. 도내 공공 공연장 중 해당 지원 사업을 진행했던 공연장은 2011~2015년 31곳이다. 도내 공공 공연장의 절반 이상(57.40%)이 지원받은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특정 단체와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았다. 단년으로 끝난 경우는 14건, 2년 이상 공연장과 상주단체 계약을 맺은 경우는 18건이다. 2년 7건, 3년 3건, 4년 6건, 5년 2건 등이다.
지원사업 시행 기간만큼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기록과 통계도 쌓이고 있다.
정상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관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기도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서 15억 원 가량 투입하는 도내 상주단체 지원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8배 이상인 약 120억 원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산업연관분석을 이용해 생산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 효과 등을 추정해 산출한 것이다.
이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주단체가 있는 공연장이 없는 공연장보다 유료 관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상주단체 운영 공연장은 연간 평균 이용자가 15만8천542명으로 상주단체 비운영 공연장의 9만9천87명보다 5만9천455명이 더 많았다. 연간 평균 유료 관객도 상주단체 운영 공연장(2만7천992명)이 상주단체 비운영 공연장(2만5천950명)보다 2천42명 많은 것으로 집계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이 지원사업은 공연장과 공연단체가 상생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교류 사업을 기획 진행함으로써 지역문화예술계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면서 “오는 2월 발표 예정인 2017년 선정 공연장과 단체들에 대해 문화적,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6년 도내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 선정기관 및 단체의 성과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장인 ‘경기공연아트페스타’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구리아트홀에서 열린다.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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