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설움 딛고 주전 안방마님 노리는 공수 겸비 재목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도루저지율 0.475를 기록한 포수가 있다.
양의지(두산), 강민호(롯데), 이재원(SK) 등 기라성 같은 포수들도 기록하지 못한 무려 5할에 육박하는 도루저지율의 주인공은 kt wiz의 프로 8년차 ‘무명포수’ 이해창(30)이다.
2015년까지 1군 출장 경기가 고작 19경기에 불과했던 이해창은 지난 시즌에 88경기를 출전하며 후반기에는 팀의 주전마스크를 썼다. 10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이해창을 만났을 때 딱 벌어진 어깨와 184㎝, 85㎏의 듬직한 체구가 한 눈에 봐도 포수임을 짐작케 했다. 그는 kt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은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해창은 한양대 졸업 후 2010년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50순위로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포수로만 뛰어온 그는 경기고 시절 당한 양쪽 무릎부상 여파로 수비에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다. 당시 넥센 코치진들은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시도했으나 결국 이해창의 선택은 드넓은 외야가 아닌 홈플레이트였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일어선 지난해 지난해 5월 1군에 모습을 드러낸 뒤 7월부터는 주전포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88경기에 나서 타율 0.201, 6홈런, 44안타, 22타점, 15득점을 기록하며 kt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그해 9월 7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한 경기 3홈런의 ‘인생경기’를 펼치기도 했으나, 그는 의외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첫 도루저지를 성공했을 때로 꼽았다.
이해창은 “포수로서 공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포수가 되고 싶다. 아직 블로킹과 캐칭이 부족해 배울 것이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다가오는 시즌에 대해 “스프링캠프를 가면 투수들과 대화를 많이 할 생각이다. 지난해에는 1군에 적응하기 위해 정신없이 보냈지만, 이제는 투수와의 호흡까지 생각하는 완성형 포수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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