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2017년 인천아트플랫폼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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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에서 근무하면서 새해를 맞았다. 아직도 처음 만나는 분 중에는 “인천아트플랫폼이 뭐 하는 곳이냐?”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예술가들이 아트플랫폼 스튜디오에 입주하여 작품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라고 답하면 질문이 또 이어진다. 

“그걸 왜 합니까? 돈 버는 것도 아닌데 인천 시민들의 혈세로 예술가들만을 지원해야 할 이유는 뭐죠?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에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이분들을 위해 쇼핑센터나 음식점으로 바꾸면 돈도 벌고 좋지 않겠습니까?”라는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대형 버스를 타고 차이나타운을 찾으니 입구에 음식점을 차리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나왔으니 답답하기까지 하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올해 새로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입주 예술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새로 입주하는 예술가들과 교류와 협업, 장르 간 융합 시도는 물론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를 함께 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에 지원한 예술가들의 면면을 보면 깜짝 놀랄 만큼 대단한 경력을 갖춘 분들이 많다. 시각예술(그림·조각·설치·사진·영상)분야만 살펴봐도 그렇다. 305명에 달하는 지원자 중에 15명만이 선발됐다. 

경쟁률이 20대 1을 넘는다. 세계 각국에서 오는 외국인 예술가들도 많다. 38명이 지원했는데 단 3명만이 선발됐으니, 12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작가들이다. 공연예술, 연구평론 분야도 박사급 이상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다. 올해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2009년 개관한 이래 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왔다.

 

그렇다면, 왜 이런 전문가들이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에 신청하는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작업 공간이 없어서, 혹은 임시 거주 목적만으로 신청하는 것은 아닐 테다. 분야를 막론하고 예술가들은 경쟁하기도 하고, 협조하기도 하면서 다른 장르의 예술표현을 이해하고 감정을 받아들여 자기 작품세계를 넓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비록 경제 활동에는 미숙하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자신의 작품세계를 위한 예술행위에서만큼은 적극적이며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입주한 레지던시 작가는 일단 그 분야에서만큼은 인정받는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시대를 앞서 가는 예술적 감각과 창조적 활력이 넘치는 젊은 감각의 예술성으로 작품에 승부를 거는 이들은 진정한 문화예술의 프런티어들이고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 문화예술의 대표주자들이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국가 간 문화 전쟁의 최일선에서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문화예술의 정신적 가치를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이들이 맡고 있다고 생각하면 인천아트플랫폼을 삼계탕집이나 쇼핑몰로 바꿔야겠다는 주장을 계속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인천아트플랫폼이 문화예술공간으로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인천문화예술의 젊은 기대주들이 쑥쑥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병국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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