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업종 ‘우후죽순’ 과열경쟁… 골목상권 공멸위기

수원 성균관대 상권 음식점 전쟁
용인 수지구청 상권은 학원 과밀
제살 깎아먹기 경쟁 ‘위험수위

지난해 초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인근에서 분식점을 낸 K씨(38)는 최근 매출이 절반가량으로 떨어지면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1년 사이에 분식점이 3곳이나 늘어나면서 손님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K씨는 “요즘엔 경기불황에 소규모 점포로 창업하다 보니 한 곳에서 장사가 잘된다고 하면 우후죽순으로 같은 업종이 늘어나 대형 프랜차이점보다 소규모 점포끼리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면서 도내 골목상권의 소상공인 간 경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대학로인 성균관대 상권은 동일 업종 과밀도가 ‘매우 높음(1.7 이상)’인 업종이 무려 10곳에 달했다. 분식-라면ㆍ김밥ㆍ떡볶이(2.93), 한식(2.12), 죽 전문(2.33), 스파게티ㆍ피자(3.22 ), 호프ㆍ맥주(1.76 ), 후라이드ㆍ양념치킨(3.22), 돈가스ㆍ카페(1.82), 패스트푸드(2.31), 닭 요리(3.43), 한식-면류(3.26) 등이다. 

특히 스파게티ㆍ피자 점포는 2년 전 과밀도가 0.9에서 3.22로 급증했다. 아파트 등이 몰린 용인 수지구청-3 상권에서는 독서실ㆍ고시원(3.23), 보습입시어학학원(2.83), 음악학원(1.94) 등의 학원 업종과 함께 PCㆍ오락(1.97), 당구ㆍ볼링ㆍ탁구(2) 등이 과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 시청에서는 제과ㆍ케이크(2.19), 커피숍카페(1.83), 도시락전문(1.82), 소주방 포장마차(1.74), 분식-라면ㆍ김밥ㆍ떡볶이(1.72) 등 5개의 음식점 업종에서 과밀도가 매우 높았다. 


이처럼 목 좋은 곳마다 치킨집, 커피전문점 등 동일 업종의 난립으로 임대료가 오르고 상권이 황폐화돼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날 ‘자영업자 지원 및 대출 관리 강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치킨집이나 카페 등이 밀집한 지역에 같은 업종을 창업하면 은행 대출금리 등에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반대로 사업성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가게를 열면 지금보다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중기청, 금감원 서민금융진흥원 등 민ㆍ관 합동 TF 논의를 거쳐서 상반기 중에 종합적인 세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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