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수원시”…수원컨벤션센터 우선협상자 백지화

코엑스 근무경험자를 평가위원 선정…2월 재공고

▲ 컨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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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가 거센 논란을 일으킨 ‘수원컨벤션센터 운영 민간위탁 수탁기관 선정 공고’를 전면 백지화했다. 

선정 과정에 참여한 평가위원 중 1명이 부적격자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단순한 ‘실수’라며 사과를 표명했으나, 이번 선정에 참여한 킨텍스와 코엑스의 거센 반발은 물론 행정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수원시는 수원컨벤션센터 운영 민간위탁 수탁기관으로 코엑스를 선정한 공고를 취소하고, 재공모하기로 했다고 20일 전격 발표했다.

 

시는 선정 과정에서 제안서 평가위원회에 참여한 평가위원 7인 중 1명이 ‘부적격자’였다고 취소 배경을 밝혔다. 당시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이은성 동서대 조교수는 지난 2014년 2월까지 코엑스 팀장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 제안서평가위원회 구성ㆍ운영 규칙’은 최근 3년 이내 해당 평가대상업체에 재직한 경우 평가위원으로 선정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조교수는 평가위원 참여 자격이 없다. 그러나 시는 이 조교수의 이력서에 이러한 사실이 기재돼 있음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평가위원으로 선정했다.

 

앞서 시는 지난 11일 수원컨벤션센터를 운영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코엑스를 선정ㆍ발표하면서 킨텍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킨텍스는 제안서 겉표지 앞면과 뒷면에 아무 표시도 없는 ‘백지’ 2장을 삽입했다는 이유로 한쪽당 0.5점씩 총 2점을 감점 받으면서 1천점 만점에 단 0.35점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2순위로 밀렸다. 

이 감점이 없었다면 1.65점 차이로 오히려 킨텍스의 점수가 코엑스보다 높았다. 킨텍스는 수원시에서 면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음에도 감점처분 했다며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지위보전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처럼 거센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수원시는 2월 중 재공고를 내고 위탁사업자를 다시 선정한다는 입장이지만,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행정절차를 크게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초 자격 없는 평가위원을 확인 절차 없이 평가위원회에 넣으면서 일각에서는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은 “평가위원의 결격 사유가 발견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를 취소하고 재공고 절차를 밟기로 했다”면서 “행정의 신뢰성을 훼손시킨 데 대해 시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킨텍스는 수원시의 이번 공고 백지화와 상관없이 가처분신청을 이어가는 등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공고 백지화는 문제가 제기되고 나서야 뒤늦게 부적격 평가위원을 확인하는 등 원칙 없는 행정의 결과”라며 “법적조치 여부도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킨텍스의 가처분신청 소송에 대한 첫 재판은 이날 오후 3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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