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평창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스톤을 미끄러뜨려 하우스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 컬링.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 치열한 두뇌 싸움을 요해 ‘빙판 위의 체스’로도 비유되는 컬링 종목에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긴장시키는 무서운 여고생들이 있다. 스킵 김민지, 서드 김혜린, 세컨 양태이, 리드 김수진 등 ‘낭랑 18세’ 동갑내기들로 구성된 의정부 송현고가 그 주인공이다.
송현고는 지난 21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고부 결승에서 전주여고를 12대1로 완파하고 2년 만에 패권을 되찾았다. 지난해 5월 2016-2017시즌 첫 대회인 신세계-이마트 전국컬링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중·고연맹 회장배대회(6월), 대한컬링협회장배 대회(8월), 한국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12월)를 연속 제패한데 이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시즌 5관왕을 차지한 송현고는 이미 여고부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최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송현고는 지난 1년 동안 연신 한국 컬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4월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실업 최강’이자 당시 국가대표 팀인 경기도청 언니들을 예선리그와 준결승전서 연파한 뒤 결승에서 경북체육회와 1승 1패를 기록했다. 비록 최종전에서 경북체육회에 아쉽게 패했지만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10월에는 월드투어 허브 인터내셔널크라운컬링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을 꺾고 국제대회 첫 우승을 일궈 파란을 일으켰다.
송현고를 이끌고 있는 이승준 코치는 꾸준한 성장의 비결을 끈끈한 팀워크와 기본기로 꼽았다. 이 코치는 “4명 중 3명이 의정부 민락중에서 컬링을 시작한 첫 제자들로 6년째 함께 호흡을 맞추다보니 어느 팀보다 서로를 잘 알고 믿으면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라며 “내가 선수생활을 통해 가장 중요하다고 깨달은 ‘스위핑’에 역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모든 훈련이 중요하지만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선수들의 경기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송현고의 시선은 이제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다. 이 코치는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2월 3일부터 11일간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같은 달 16일부터 강릉에서 열릴 2017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내년 평창올림픽 때는 선수들이 졸업을 앞둔 고3이 된다. 평창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가오는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죽을 힘을 다해 훈련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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