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식인의 본질 파헤친 책

▲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의 이름은 벤저민 조윗이다. 만약에 그것이 지식이라면, 나는 그것을 한다. 나는 이 칼리지의 대학장이다. 내가 모르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 베일러 칼리지의 벤저민 조윗 대학장에 관한 시로, 우리가 흔히 지식인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들이 행하는 가장 큰 실수를 풍자한 내용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토머스 소웰도 같은 말은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부글 刊)에서 “지식인들에게 있어 지식은 종종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며 “지식인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지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지식인들이 사회에 행사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식인들의 행동과 생활패턴, 동기 등을 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은 지식인들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특히 저자는 지식인기 가진 모순과 자기함정에 대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지식인은 주로 사상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한다. 학자나 작가들이 주로 지식인에 속한다. 생명을 다루는 뇌 전문의나 기술을 다루는 엔지니어도 힘든 정신적 훈련을 거치지만, 사람들이 보통 그들을 지식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저자는 지식인도 자기 분야를 벗어나면 아마추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도 지식인들은 자신들이 99%의 지식을 두루 나눠 갖고 있는 대중을 이끌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

 

어느 시대나 장소를 막론하고 지식인의 이런 견해는 절대로 바뀌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자신의 주장에 대해 경험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과거 역사를 돌아보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 사회, 전쟁, 법률 등의 분야를 두루 살피면서 과거 지식인들이 한 역할과 지식인들이 역사에 남긴 오점 등을 둘러본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등을 거치면서 지식인들이 한 행태와 인류에 미친 영향을 보면 과연 지식인의 역할이 있기는 하는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사회 각 부분이 점점 전문화됨에 따라 아무리 많이 아는 지식인도 전체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식의 1%를 알기도 불가능하다”며 “보이는 것이 아닌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값 2만3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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