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기본운영비 3% 이상 도서 구입비 확보 권장
도내 학교 10곳 중 3곳은 “자체 예산 부족” 편성 난색
경기지역 일선 학교 10곳 중 3곳은 학교 기본운영비의 3% 이상을 도서 구입비로 확보하라는 경기도교육청의 권고를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학교는 도서 구매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낙후된 시설 보수가 우선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책정하지 않아 도교육청과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일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도내 초ㆍ중ㆍ고교(특수학교 포함)에 학교 기본운영비의 3% 이상을 도서 구입비로 확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도내 일선 학교들은 총 237억 원의 도서 구입비를 지출했다. 또 도교육청은 새로 지어지는 학교마다 4천만 원(비품 구입비 2천만 원ㆍ도서 구입비 2천만 원)의 지원금을 주는 등 도서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도교육청의 도서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도서 구입비 확보율은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도서관을 보유한 도내 2천346개 초ㆍ중ㆍ고교 중 권장기준인 3% 이상 확보한 학교는 전체의 70%(1천642개교)로 집계된 반면 3% 미만인 학교도 30%(704개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안양과 과천지역은 도서 구입비 확보율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도서 구입비 확보율이 100%에 달하는 용인ㆍ양평지역과 비교해 4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할 도서 구매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이들 지역 학교들은 “낡은 시설 등 손 볼 곳이 많다”는 이유로 예산 편성(도서 구입비)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과천 A 고교 관계자는 “도서 구매도 중요하지만, 학교시설이 너무 낡아 손봐야 할 곳이 많고, 전기료 등 공공요금도 만만찮아 책 구매가 나중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안양 B 중학교의 한 교장도 “도교육청 방침에 따라 매년 도서 구입비를 학교 전체 운영비의 3% 안에서 사야 하는데 책을 사주고 싶어도 예산 때문에 못 사주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자체 예산이 부족함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예산을 편성,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서 구입비 편성 비율이 낮은 학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지난해 행정감사에도 지적된 만큼 올해 도서 구입비 확보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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