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중국기업 투자유치 ‘사드 후폭풍’ 우려

도내 투자 중국기업 총 550곳
전체 외투기업 중 15.5% 차지
하반기 대규모 투자 ‘먹구름’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에 투자한 중국기업은 550개 기업으로 전체 외국인투자기업 3천547개의 15.5%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3억 4천800만 달러로 전체(145억 달러)의 2.4%다. 수치상으로는 비교적 미미하지만 세부내용을 보면 그동안 도는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중국기업으로부터 굵직한 투자를 유치해 왔다.

 

도는 지난해 11월 중국 시안(西安)에 본사를 둔 초영실업그룹으로부터 평택 현덕지구 상업지역 16만8천㎡에 1조7천209억 원의 투자를 유치, 호텔과 컨벤션센터, 오피스시설 등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만순달그룹 등의 투자 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안성시 죽산면을 관광단지로 지정고시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안성시 죽산면 당목리 143만8천㎡에 골프장, 워터파크, 힐링센터, 휴양콘도, 단독형 콘도 등 관광단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중국 만순달그룹이 3천억 원, 서해종합건설이 3천800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

 

또 홍콩 액티스(AKTIS) 그룹은 지난해 6월 의정부 아일랜드 캐슬을 441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현재 아일랜드 캐슬을 중국인용 의료관광시설로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조짐을 보이던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사드’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서며 올해 중국기업의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도는 지난 18일 중국 5대 자동차 제조회사인 체리자동차의 자회사인 에이텍(Atech Automotive)사와 성남 판교제로시티에 자율주행 연구개발(R & D)시설을 짓는 협약을 체결했으나 에이텍사가 얼마나 투자할지는 미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중국 본토보다는 동남아시아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도 관계자는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진 뒤 투자 유치는 물론 무역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동남아시아 화교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국내 대기업의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도록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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