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양파의 진실은?

이명관 사회부 차장 mk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까도 까도 끝이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다. 박영수 특별검사의 활동기간 마감이 2월 말로 임박했지만,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지고 있고 법원의 재판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간 드러난 혐의를 우선적으로 살펴보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최순실에 직권남용, 사기미수,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최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앞세워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가량의 대기업 모금을 강요하고, 개인 회사 더블루케이를 통해 용역ㆍ사업비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에서 7억 원의 기금을 빼가려 한 것을 파악했다. 최씨가 청와대ㆍ정부의 비밀 문건을 받아온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최씨 등과 공범 관계로 판단,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다.

 

이어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통해 또 다른 최씨의 각종 비위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학사부정 특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씨의 입학 면접부터 ‘금메달 학생을 선발하라’는 윗선의 입김이 작용했고, 수업 출석도 하지 않은 학생을 위해 교수는 성적을 조작했다. 

최씨 본인 소유의 독일법인을 비롯해 조카 장시호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등이 삼성그룹으로부터 430억 원대의 금전적 지원을 받은 것도 확인됐다.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ㆍ비선 진료’에 관여한 사실도 파악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삼성맨’ 출신이 최순실의 추천으로 미얀마 대사에 임명됐다는 것과 관련해 특검이 수사 중이다. 760억 원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건립하는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뒤 그 이권을 최순실이 챙기기 위한 수순이 아니었냐고 특검은 보고 있다.

 

김기춘과 우병우는 물론 박대통령 수사 등 아직도 밝혀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은 현실에 직면해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알고 싶다. 그 실체적 진실을. 단순히 궁금해서가 아니다.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이미 벌어진 일인 만큼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