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점령하는 외국산 농축수산물, 곡물ㆍ쇠고기ㆍ채소ㆍ과일 자급률 일제히 하락

수입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들이 빠른 속도로 식탁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맛 등을 앞세운 외국산 농축수산물들은 품목에 따라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곡물 자급률(국내 소비량 대비 국내 생산량)이 지난해 48.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97% 이상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료용 곡물까지 합칠 경우 전체 곡물 자급률은 24%에 불과했다.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은 37.7%로 2003년(36.3%)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4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한우 쇠고기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반면, 호주·미국산 등 해외 쇠고기 수입량은 21%나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쇠고기 매출 가운데 수입품 비중이 54.8%로 한우(45.2%)를 앞질렀다.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한우 비중이 59% 수준을 유지했지만, 3년 만에 판세가 뒤집어진 것이다. 이 뿐 아니다. 채소류의 경우 2000년 기준 93%에 이르던 당근 자급률이 지난해 45%까지 폭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을 비롯한 당근 수입량이 1만1천t에서 11만t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수입품 비중도 49%로 2010년(20%) 이후 6년만에 시장 점유율이 2.5배 커졌다. 특히 주꾸미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80~90%를 수입품이 점령하고 있다. 과일류도 미국산 오렌지와 칠레산 포도 등이 밀려오면서 매출 비중이 35% 수준까지 높아졌다. 농축수산식품 뿐만 아니라 맥주와 과자, 소스ㆍ양념류도 수입품 비중이 20~40%를 기록, 3~4년 새 10%p 안팎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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