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하루 전 뱃머리 돌린 대형 크루즈船 ‘해양관광 도시’ 망신살

인천항 첫 출항 예정 伊 코스타 세레나호
승객 부족으로 계약해제… 1천9백여명 피해
대대적 홍보 市·관광公, 책임 떠넘기기 급급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가 제대로 검증없이 “인천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를 통해 본격적인 해양관광 시대를 열었다”며 홍보한 크루즈 여행이 취소돼 이용객 피해만 양산한 사태가 발생했다.

 

인천항만공사는 국내 전세선 운영사인 투어컴크루즈㈜로부터 7일 오후 6시 인천신항 신국제여객터미널에서 1천900명의 승객을 태우고 출항할 예정이었던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이탈리아·11만톤급·정원 3천700여명·길이 290m)’의 운영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6일 밝혔다.

 

공사는 “투어컴크루즈㈜측이 모객 부족으로 인해 자금 유동성이 악화돼 코스타 크루즈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계약이 해제됐다”고 알려왔다며 “이로 인해 지난 5일 중국 상하이항을 출발, 인천항으로 오던 ‘코스타 세레나호’가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인천의 크루즈관광객은 올해 65항차 이상 20만~26만명, 2020년에는 37만~46만 명 가량 될 것으로 추산해 왔다. 인천항이 크루즈 모항이 된다면 크루즈선 7만t급 1척은 연간 모항 운영비 3천216억 원의 소비지출과 1천497명(직접고용 790명·고용유발 707명) 신규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다.

 

이때문에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등은 역점사업으로 크루즈모항을 추진해 왔으나, 크루즈 모항 출발점에서 취소사태가 발생하며 관계기관들의 해당업체 검증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는 6일 오전까지도 크루주 출항 무산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인천시 크루즈 모항을 통해 해양관광 메카로 태어난다’는 대대적인 홍보성 보도자료를 배포해, 검증 미흡이라는 비난을 자처했다.

 

시는 특히 몇 시간 뒤인 오후에 크루주 출항 무산이 알려지자 항만공사 주도의 사업이라고 떠넘기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가 하면 시청 내에도 이번 크루즈를 예약했던 직원들의 직접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도 피해 파악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관광객 유치에 사할을 걸고 있는 인천관광공사는 “크루즈 모항 사태는 인천관광공사와 무관한 일”이라며 애써 거리를 둬 시민들에게 허탈함마저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도자료의 경우 이번 사태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리 만들어둔 보도자료가 나간 것 뿐”이라며 “IPA주도 사업으로 시는 사업과 큰 관계가 없고, 피해 파악이나 대책마련은 아직 되지 않은 상태다. 환불조치 하겠다는 여행사 답변은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투어컴크루즈㈜는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6박7일간의 크루즈 탑승가격은 ‘내측 220만원부터~, 오선뷰 260만원부터~, 발코니 300만원부터~’라고 홍보해 왔으나 지난 1월말부터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등 비정상적인 조짐을 보였다.

 

인천항만공사는 공사 중인 인천남항 크루즈 부두를 임시 개장해 7일 첫 출항을 기념하는 별도의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었다.

 

김덕현·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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