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우리나라 정치가 혼란할 때, 현실에 참여해야 한다는 시인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후, 정치를 비판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시가 나왔다. 그 시들은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다시 정세가 어지러워진 가운데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가 자신과 다른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 시행령 폐기를 촉구한 인물들의 이름을 담았다. 문학계·미술계·영화계·음악계 등 전분야의 문화계 인사들을 포함했다.
<검은 시의 목록>(걷는사람 刊)은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시인들의 시를 엮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비극적이고 잘못된 일이지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 나온 시선집이다.
99명의 시인들이 각자의 시를 내놨다. 이 시인들은 사회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사회 부조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사람들이다. 기성 시인인 강은교, 신경림, 안도현 등부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진인 박준, 황인찬까지…. 블랙리스트로 명명된 이들의 시는 아름답고 찬란하다.
99편의 시에서는 아름다운 세상 모습과 슬픔에 빠진 이들을 위로하는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예술인들을 옥죄려고 했던 이들에게 시인들이 여전히 주눅 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동시에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힌 이들이 사실은 얼마나 다양하고 얼마나 아름다운 시를 써왔는지 느낄 수 있다.
한편 시선집에 참여한 시인들은 오는 11일 오후 2시 시선집 출간과 함께 시낭송회를 연다. 장소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무대를 잃은 연극계가 광화문 광장에 세운 천막극장 ‘광장극장-블랙텐트’다. 이날 행사에는 도종환(국회의원), 함민복, 정우영, 안상학, 천수호, 유병록, 권민경, 최지인 시인 등이 참여한다. 값 1만원
손의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