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스키선수 김정빈, “스키 종목 통해 두려움 극복…운동즐기며 행복한 삶 누리고파”

▲ 김정빈이 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 BLINDING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며 가이드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완식기자
▲ 김정빈이 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 BLINDING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며 가이드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홍완식기자

“스키를 통해 두려움을 이겨냈습니다. 즐겁고 재밌게 운동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습니다.”

 

시각장애 1급인 김정빈씨(26ㆍ경기도장애인스키협회)는 앞이 안보이는 캄캄한 상황 속에서도 스키로 세상과 소통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점자 공부를 하던 중 직원의 권유로 처음 스키를 접한 김정빈씨는 체력이 중요시되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의 매력에 빠져 겨울이 되면 새하얀 설원을 질주하고 있다.

 

김씨는 7일 개막한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 시각장애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에 출전, 비록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으나 도전 자체를 즐기며 행복해 했다. 유년시절 야맹증으로 불편을 겪어온 김씨는 중학교 2학년 때 난치병인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았고, 스무살 이후로 급격히 시력이 나빠지며 시각장애 1급이라는 중증장애 판정을 받았다. 장애를 입기전까지는 운동을 좋아하고 즐겨했지만 시력이 나빠진 이후론 운동을 할 엄두 조차 내지 못해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처음에 전문선수가 아닌 건강증진 차원에서 생활체육으로 스키를 접했다는 김씨는 “코치님의 권유로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알게됐는데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일이 쉽지 않고, 부상 위험 때문에 두려움이 컸다”라며 “하지만 가이드 선수와 소통하며 즐겁게 운동을 즐기다보니 이제는 두려움 보다는 나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정빈이 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 BLINDING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며 가이드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홍완식기자
▲ 김정빈이 8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경기장에서 열린 제14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 BLINDING 경기를 앞두고 스트레칭을 하며 가이드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홍완식기자
이어 그는 “운동을 시작한 후에는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자신감이 생기고 성격이 더 활발해지는 등 심적으로 안정을 되찾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즐거움을 찾고 있다”며 “특히 나와 같은 장애를 입은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보니 그 쾌감과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애 판정을 받은 후 기타를 배우며 현재 추계예술대 실용음악과에서 기타리스트의 꿈을 키우고 있는 김정빈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사이클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다”라며 “스키와 사이클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보다는 즐기기 위해 시작했는데 매년 기록이 월등히 높아져 뿌듯하다.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목표로 설정해 나와의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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