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관권선거(官權選擧)

최원재 정치부 차장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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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권선거는 관의 권한으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 즉 정부기관 또는 종사자(공직자)가 선거에 개입해 여당에 유리하도록 만드는 선거를 관권선거라 한다. 관권선거가 비난받는 이유는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정부기관이 민생에 신경 쓰지 않고 선거에만 매달리는 것은 도의상 옳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는 자신의 대선 캠프를 ‘경기도 서울사무소’ 옆에 마련했다. 캠프가 차려진 직후 기자들 사이에서는 캠프를 서울사무소 옆에 차린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정무직 도 공무원과 도 산하 공공기관 낙하산 임직원들이 캠프를 드나든다는 소문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어느 정도이기에 이런 소문이 도는 것일까. 본보 경기도 출입기자는 금요일 오전 캠프를 방문했다. 아니나 다를까 현직 공무원이 캠프에서 일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최측근 고위직 공무원은 캠프 복도에서 기자를 만나 본보 지난 6일자 기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캠프 한 관계자는 “아파트의 옆집처럼 캠프와 서울사무소는 전혀 다른 집이다”라고 해명했다. 전혀 다른 집이긴 하지만 캠프와 서울사무소 직원들은 마치 아파트의 친한 이웃집처럼 자유롭게 사무실을 드나들고, 물건도 나눠쓰고, 음식도 나눠 먹고 그렇게 지냈나 보다. 

남경필 지사는 대권에 도전하면서 “현실정치에서 합리적 중도세력으로 낡은 ‘올드’를 밀어내고 미래를 위한 ‘뉴’를 건설하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들어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1950년대 선거는 막걸리와 고무신선거, 관권선거, 정치 테러가 자행됐다. 1960년대 선거는 대구에서 이기붕 부통령이 투표자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 등 정부의 조직적 개표조작이 이뤄졌다. 

1970년대 선거는 반상회 선거로 대표된다. 관권선거와 금권선거에 지역감정이 보태진다. 2000년 이전 관권, 금권선거, 지역감정은 선거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지역 언론인으로서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유력 정치인으로, 지도자로 성장하길 간절히 바란다. ‘뉴’를 건설하겠다는 남 지사의 ‘대선 캠프’가 서울사무소의 이웃으로 여전히 남아 있을지 눈여겨볼 것이다.

 

최원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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