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도 없이… 첫 크루즈 모항 ‘부푼 꿈’
그러나 인천 남항 크루즈부두(아암물류2단지 골든하버)에서 지난 2월 7일 출항하기로 한 코스타 세레나호는 취소됐다. 인천항을 모항으로 시도된 첫 크루즈가 뜨지 못한 것이다. 이를 둘러싸고 인천항에서는 무슨 문제가 발생했는지 원인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7일 인천 남항 크루즈부두를 모항으로 첫 출항에 나서려던 코스타 세레나호의 출항이 무산되면서 인천항의 크루즈모항 운영준비가 비웃음 거리로 전락했다.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 등은 역사적인 크루즈모항 첫 출항을 기획한 여행사의 자금력이 그렇게 낮은 줄도 몰랐다. 또한 첫 모항 도전임으로 운항선사와 여행사에 대한 각별한 행정지원이 절실했으나 반대로 출항 6일전인 1일에서야 뒤늦게 ‘CIQ 등 보안에 대해 문제없다’는 공시를 하는등 뒷북을 쳤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행사의 재정적인 부실이 원인이었다. 투어컴크루즈㈜ 관계자는 “최종 납부해야할 크루즈선박 이용 비용 150만 달러중 한화 10억원 정도가 부족해 이탈리아 선사측으로부터 계약취소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투어컴이 여행업계에서 오랫동안 꽤 탄탄하게 영업을 해 왔으나, 크루즈모항을 맡기에는 재정적으로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인천에서 대기업여행사와 함께 임시크루즈 모항을 성공적으로 치르냈으나, 이번처럼 단독으로 모항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두번째 문제점은 여행사의 크루즈모항 관련업무를 행정기관이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데 있었다.
인천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이번 ‘코스타 세레나호(11만톤급·정원 3천700여명·길이 290m)’ 입항을 앞두고 해수부와 국정원, 법무부출입국관리소, 경찰청 등이 참가하는 임시 보안협의체(CIQ) 구성을 위한 첫 실무 간사협의회를 1월 3일에 열어 정식 보안협의체를 구성키로 했으나 지연됐고 출항 6일을 앞두고 보안협의체가 구성돼 ‘CIQ 등 보안에 문제없다’고 공시했다.
이처럼 보안 관련 공시가 예상보다 뒤늦게 나오는 바람에 투어컴크루즈㈜ 여행사가 유치한 단체이용객이 출항을 앞두고 대거 취소하는등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크루즈에 대한 국내 관광객들의 인식 부족도 모객의 한계성을 드러냈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어컴크루즈㈜ 같은 전재선(차트선) 형태의 중국, 일본의 민간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배하나를 놓고 공동으로 모객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한·중·일에서 크루즈 관광 인원을 상호지원하는 체제연구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크루즈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어컴이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건실한 회사임에도 불구, 투어컴의 모객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여행객들이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수속을 밟고 버스를 타고 20여분을 이동한 뒤 크루즈에 올라야 하는 불편도 이용기피의 원인이 됐다.
김신호 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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