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아침] 권명회 인천대 부총장 영결식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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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권명회 부총장이 지난 2월 18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마침 세상을 떠나기 전날 인천대학교 학위 수여식에 참석해 점심도 함께 나누었는데 갑작스런 비보에 너무도 안타까웠다.

 

인천대학교가 주관하는 영결식 자리에서는 너무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영결식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통상적, 의례적인 장례절차가 아닌 모두가 진정으로 고인을 회상하고 추모하는 존경과 사랑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대학 총장부터 동료 교수, 학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추모사를 하면서 말을 잊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모두가 숙연해졌고 노조위원장도 진정 고인을 애도했고 참석한 많은 학생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갑자기 세상을 떠나 주위 분들의 충격과 안타까움이 컸겠지만 가족도 아닌 대학교의 구성원들이 이렇게 진정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요즘 세상에 흔히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필자는 대학사회와 그 풍토를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권 부총장이 학교에서 어떤 일을 해왔는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요즘같이 존경과 신뢰가 사라져가는 세대 속에서, 더군다나 개인적 성향이 강해 자기와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는 무관심한 대학 사회에서 총장, 동료교수, 학생, 노동조합원 모두가 신뢰와 존경, 사랑을 보냈다면 그 무언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면서 문득 세상을 떠나기 전날 학위수여식 후 점심 자리에서 그가 한 말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학교에 현안이 많고 신임 총장님이 인천대를 세계 100대 대학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계신 데 본인 능력 부족으로 뒷받침을 못해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학교를 위한 사명감에 모든 정신과 능력을 쏟아붓고 있었던 것이다.

 

추모자들은 권 부총장의 매우 인간적이고 솔직하면서도 원칙과 사명감으로 학교의 어려운 일에 헌신했다고 말하였다.

 

도화동 캠퍼스에서 송도 캠퍼스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학내·외적 문제와 다양한 갈등을 원칙과 소통으로 풀었고 19년이나 휴가를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추모사에서는 좋은 총장을 모셔야 인천대학교가 발전한다며 동분서주하면서 학생과 학교를 진심으로 사랑하셨다고 소개됐다. 그러면서 가족에 대한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는 사랑과 헌신 그리고 깊은 사명감으로 학교와 사회와 가정에 정진하였던 것이다. 말로만 구호를 외치며 자기 과시와 이해관계에 민감한 현 세태 속에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자기과시보다는 원칙과 소신 그리고 자기희생으로 현안을 뚫고 나간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그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후배 권명회 부총장은 아름다운 이름과 귀한 뜻을 남기고 저세상으로 갔다.

 

그것도 묵묵히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목표를 향해 사명감으로 솔직하게 사랑하며 소통하며 일했던 것이다.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소금 같은 존재였다. 사람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 세상을 떠났을 때, 떠나고 난 후에 더 분명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문득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죽었을 때 과연 진정으로 슬퍼하고 안타까워할 주위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권명회 부총장의 명복을 기원한다.

 

유필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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