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명진-친박 갈등 조짐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 간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내 일부 강성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이 보수집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데 이어 서청원(화성갑)·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의원들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자발적으로 돕고 나서자 인 위원장이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인 위원장은 1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국민 여러분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이라며 “모든 당 구성원은 당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자중자애하고 국민 마음을 살피는 일에 예전보다 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언행에 무거운 마음을 담아서 신중을 기해주기 바란다”면서 “국민의 마음에 걱정을 끼치고 국민 화합을 저해하는 언행을 한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당도 이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당에 짐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발언은 보수집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강성 친박 의원들은 물론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사저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을 자발적으로 돕고 있는 친박 핵심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전날 삼성동 사저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맞은 친박 핵심 의원들은 이날부터 업무를 분담하며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최경환 의원이 총괄 업무를 맡고, 태극기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이우현(용인갑)·윤상현(인천 남을)·조원진 의원이 정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진태 의원이 법률을 각각 맡아 박 전 대통령을 돕기로 했다.

 

또 박대출 의원은 수행 업무를 담당하고,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 도착한 뒤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한 청와대 대변인 출신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이 대변인격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어제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사저로 돌아갔기 때문이 이미 승복을 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헌재 결정에 모두 동의하고 재판관을 존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은 정치판결이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로 연장하고, 이 사건을 더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김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