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지사 대권행보에 도정 공백 사유물로 치부, 홍보수단 전락”
산하기관장 일방 인사도 불만 도의회 민주·한국당 파기 경고
남경필 경기지사의 정치적 상징인 ‘경기 연정(聯政)’이 흔들거리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연정 파트너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남 지사의 대선 출마에 따른 도정 공백은 물론 연정의 사유화를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양당은 ‘연정 파기’ 카드까지 꺼내 들며 남 지사에 대한 불신과 함께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의회 박승원 더불어민주당 대표(광명3)는 14일 열린 제317회 임시회 1차 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도정 공백으로 인해 민생 연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는 남경필 지사가 대선 경쟁에 참여해 발생한 것으로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현재 도는 연정 과제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있다. 경기영어마을과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통폐합을 하기로 했음에도 아직 방치 상태이다. 이는 심각한 행정 무능”이라며 “최근 최금식 경기도시공사 사장이 돌연 사퇴를 하고, 경기도청 자치행정국장은 2개월 만에 인사 조치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 행정과 불성실한 연정 의지에 강력히 항의한다. 남 지사가 이와 관련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연정 파기’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을 최후통첩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지적은 남 지사의 대선 출마로 산하기관 통폐합 등 연정 과제가 추진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은 물론 도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선임된 산하기관장 및 도 핵심 간부에 대한 인사가 도의회와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지는 것에 대한 도의회 차원의 경고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도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연정 파기’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면서 ‘경기 연정’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연정의 또 다른 축인 자유한국당 마저 연정 파기를 고민하겠다고 밝히며 남 지사를 몰아세웠다. 이로 인해 민선 6기를 1년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경기 연정’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최호 자유한국당 대표(평택1)는 연설을 통해 “최근 남 지사의 연정 관련 발언을 보면 최초 연정의 취지였던 도민행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기존 연정 파트너인 자유한국당을 깎아내리며 연정을 마치 자신의 정치경력 일부인 것처럼 난용하는 모습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 대표는 “경기도의회와 경기도민이 함께하는 연정을 개인의 사유물로 치부하고, 연정을 자신의 대권 홍보 수단으로 격하시키는 남 지사의 행보를 보면서 연정을 파기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상ㆍ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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