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R답안지 일부 잘못 배부 시험 40분 지연 공정성 논란
북부경찰청 “재발없게 개선”
수험생 A씨(여)는 최근에 본 여경(순경) 시험만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제복의 꿈을 이루고자 3년째 도전했는데 영문도 모른 채 당일 시험이 40분가량 연기됐기 때문이다. 시험지를 받고 오전 10시 정각 시험이 시작해야 됐지만, 그날은 “시험을 10분 연기한다”, “다음 방송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라”는 방송만 나왔다.
더욱이 남자 감독관 2명이 번갈아 가며 시험장을 뛰어다니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상황 파악이 안 됐던 A씨는 옆 수험생들을 보고 기겁했다. 일부 수험생이 혼란을 틈타 문제를 풀고 있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시험지 첫 장을 손으로 세게 누르면, 뒷장에 있는 국사 과목 10여 문항이 고스란히 비치는 것을 알아챈 A씨는 5문제가량을 몰래 풀었다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수험생들이 몰래 시험문제를 풀고 있을 때쯤 화장실을 다녀오게 하며 문제 공유의 의혹을 키웠다는 점이다. A씨는 “100분을 초 단위로 쪼개며 문제를 푸는 등 다양한 전략을 오전 10시에 맞추도록 연습했는데 이로 인해 생체 리듬이 흩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지난 18일 치른 여경시험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사고다. 8명을 뽑는 여경시험에 운영 측이 시험 당일 786명에게 나눠 줄 OMR 답안지 일부를 잘못 배부하며 이를 찾는 과정에서 시험이 40분 지연된 것이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선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수험생 포탈 사이트에선 이를 두고 비판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모두가 동일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였기 때문에 특정인에게 불이익이 가는 차별은 없다”며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점에 사과 드리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 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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