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변화시킬 다양한 사례들며 설득력 높이고 상생·공존 위한 대비책 제시
인공지능의 미래 / 제리 카플란 著 / 한스미디어 刊
“인공지능 시스템과 로봇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일자리를 두고 인간과 경쟁하는 기계 노동자들을 떠올리지만, 그런 관점은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 로봇들이 몰려들어 노동자들을 문 밖으로 내치는 이미지가 우리 시선을 사로잡지만, 그러다 보면 한층 중요한 경제적인 영향을 놓치게 된다. 바로 자동화가 일의 본질을 바꾼다는 사실 말이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천재 이세돌을 4승 1패로 꺽었던 2016년 3월, 세계는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의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지금, 사회 전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그 이면에는 인공지능에 인간의 영역을 모두 빼앗겨 버리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이를 두고 미래학자 제리 카플란은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를 불안해하기보다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최근 펴낸 <인공지능의 미래>(한스미디어 刊)를 통해서다.
지난해 화제작 <인간은 필요 없다>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예견했던 탠퍼드대학교 법정보학 제리 카플란 교수는 신작에 인공지능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그로 인해 변화될 부와 노동의 미래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인공지능이 변화시킬 미래의 모습과 대비책을 전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다채로운 미래의 사례를 제시하며 설득력을 높인다.그 중 불치병에 걸린 한 소녀를 보자. 다섯 살배기 귀한 외동딸에게서 뇌세포가 하나씩 차례로 영구히 사멸하는 퇴행성 희귀 신경손상 증상을 발견한다. 운 좋게도 인공 신경 기술이 놀랍게 발전해 기능이 다한 뇌세포들을 인공 조직으로 대체하는 치료를 받는다. 딸은 인공두뇌로 건강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10대 후반이 된 딸은 신인 작곡가를 뽑는 대회에 출전했다가 좌절한다. 딸의 뇌가 인공지능이어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경쟁자들의 진정서에 컴퓨터 음악 작곡 대회에 출전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딸의 뇌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현실에 부딪힌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사례를 제시하며 앞으로 인공지능은 우리가 살고 일하고, 싸우고, 사랑하고, 교육하고, 노인들을 돌보는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한다. 궁극적으로 컴퓨터가 창조자와 관계없이 목표를 추구하고 이전에는 인간의 독점권으로 여겨지던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인간의 위치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처럼 저자가 밝히는 현 상황과 미래 예측은 충격적이다. 이에 상생과 공존을 위해 제시하는 대비책은 매혹적이면서도 절실하게 다가온다.
“향후 수십 년 동안 인공지능은 현 사회 구조를 한계점까지 몰고 갈 것이다. 우리 미래가 <스타트렉>(Star Trek)같이 전례 없는 번영과 자유의 시대가 될 것인지, 아니면 <터미네이터>(Terminator)같이 인간과 기계의 끊임없는 투쟁의 시대가 될 것인지는 상당 부분 우리 인간의 행동에 달려 있다.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지금부터 펼쳐진다.” 값 1만6천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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