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없는 나눔… 지구촌 이웃에 건강·희망 선물
대한민국은 불과 반세기전만해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였다. 그래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국가적인 차원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여러 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뻗치며 후원하고 있다.
안산시에는 오염된 물 때문에 병에 걸린 스리랑카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해주고, 도시에 타고 갈 버스가 부족해서 치료를 제때 못받는 환자들에게 버스를 기증한 나눔의 천사들이 있다. 단 5명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NGO (사)굿파트너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교회 봉사단체로 출발, 새로운 길을 찾다
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굿파트너즈는 의료ㆍ교육 지원 전문 글로벌 NGO다. 지난 2011년 12월 동산교회 성도들로 구성돼 봉사단체로 출발한 굿파트너즈는 초기에 제약회사로부터 의약품을 기증받아 어려운 나라에게 전달하는 작은 일부터 출발했다. 그러던 중 어느 기업인의 부탁을 받으며 새로운 길을 찾게 됐다.
지난 2013년 한 기업인이 ‘후진국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를 세워달라’며 8억8천만원을 기탁하면서 의료와 교육분야에 포커스를 맞춰 사업을 시작했다.
정 대표는 우간다와 스리랑카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부족한 보건의료 서비스와 배움에 목마른 청소년을 위한 교육임을 깨달았다. 이것이 굿파트너즈가 글로벌 NGO로 재탄생한 원동력이었다.
■ 스리랑카에 선물한 ‘깨끗한 물’과 ‘병원에 갈수 있는 버스’
정재준 대표는 후원사업을 추진하게 전에 한가지 원칙을 세웠다. 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분별하자는 현장 최우선 원칙이 그것이다.
그는 우선 스리랑카 지역을 돌면서 수도에서 멀리떨어진 파다비 스리푸라 지역 주민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고통받는 현실에 주목했다. 주민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깨끗한 물을 마실수 있는 정수시설이었다.
전체 주민의 약 10%인 1천200여명이 신장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굿파트너즈는 2014년 3월 식수개선 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6월 굿파트너즈 스리랑카 지부를 설립한 뒤, 현지 NGO인 ADS(Association Social Development)의 도움을 받아 파다비 스리푸라 지역 4개마을에 대형 정수시설 설치에 착수해 11월 완공했다. 이를 통해 4개마을에서는 더 이상 오염된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됐으며, 정수시설도 그들 스스로 관리, 운영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굿파트너즈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1년여간 안산시내 고등학교와 시민, 기업인, 교회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인도산 타타버스 1대를 구매할 수 있었고, 2015년 12월에 신장병 환자 수송용 희망버스를 기증했다. 스리랑카 대통령은 물론 국민들까지 감동한 사랑과 나눔이었다. 이는 스리랑카 지역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에서 답은 구한 그들만의 아름다운 기적이었다.
■ 교육이 미래다…스리랑카 ‘홉센터’와 우간다 ‘랄리야 유치원’
정재준 대표와 굿파트너즈는 보건의료 분야 외에도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국가의 미래는 아이들과 청소년에게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우간다 지역에 초음파진단 장비를 지원해 임산부들에게 무상으로 검진을 실시함과 동시에 2015년 9월부터 남수단 밑에 위치한 내전지역 글루에 ‘랄리야 유치원’을 건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운영하는 유치원에는 연간 300여명의 유치원생과 140명의 초등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점을 주목한 정 대표는 수도 콜롬보 인근에 학교부지 약 3만3천㎡을 확보하면서 기숙형 관광직업학교 ‘홉센터’ 건립에 착수했다. 지난 3월 8일 첫 공사를 시작했으며 올해 12월 완공해서 내년 1~2월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굿파트너즈는 국내에서 아동청소년 인성교육 ‘왕왕스토리’와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학습보조비를 지원해주는 ‘반올림 사업’, 재능기부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그린하우스 사업’등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재준 대표는 굿파트너즈가 꿈꾸는 목표에 대해 “굿파트너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뛰어넘어 그들이 자립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라며 “모든 봉사에는 한정된 후원과 재원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바로 그것이 우리가 의료보건과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다. 우리는 어려운 나라에서 그 나라의 새로운 인재와 리더를 양성해 스스로 잘살게끔 돕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호기자
“어려운 나라 인재 양성… 자립 돕는 것이 최종 목표”
“여행은 지루해도 봉사를 위한 현장답사는 늘 즐겁고 행복합니다.”
2013년 1월부터 굿파트너즈의 대표를 맡은 정재준(65)씨는 법원행정고시를 패스한 법원공무원 출신으로, 안산 동산교회 시무 장로로 활동하며 굿파트너즈와 인연을 맺었다.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허튼 곳에 쓰지 않기 위해 직원들 숫자도 늘리지 않고 본인이 직접 현장을 발로 뛴다는 정 대표는 봉사와 나눔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인물이었다. 다음은 정대표와의 일문일답.
-NGO를 운영하려면 비용이 많이들텐데 후원은 어떻게 받고 있나.
후원자를 늘리기 위해 내가 직접 기업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후원을 설득하고 있다. 후원자들이 봉사에 대한 긍지를 갖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한 구좌당 10만원씩 현재 200여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개인에게도 캠페인을 통해 소액이라도 동참할 수 있도록 홍보해 지금까지 2천여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특정 목적의 후원금을 포함 2016년에 20억원 가까이 후원을 받고 있다. 그결과 매년 15%정도씩 후원금이 증가하고 있다. 후원금은 모두 사회공헌활동에 쓰여지고 있으며, 동산교회에서 2019년까지 운영인건비와 임대료, 기타비용 1억5천만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굿파트너즈를 이끌어가면서 여러운 점도 많고 보람도 남다를 텐데.
우간다 수도 캄팔라까지 가는데 하루가 넘게 걸린다. 몇 년전 우간다에 도착이후 현장답사를 위해 8시간을 이동하며 들어갔는데 씻으려고 해도 물이 안나올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물수건에 적셔서 대충씻고 잘려고 누웠는데 해충에게 뜯기면서도 힘들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 전에 미국여행을 할 때는 너무나 지겨웠는데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보니 해답은 결국 사랑의 마음이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웠다.
지역주민들이 자신이 먹던 카사바를 건네던 손길과 우리에게 고마워하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들이 필요한 것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늘 보람을 느낀다.
아울러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절박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좋은 아이디어와 영감이 떠오른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과 후원자들에게 가치를 부여해서 의미있는 삶을 찾을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봉사가 주는 행복이다.
-대표께서 생각하는 공존의 의미는 무엇인가.
공존이라는 것은 더불어 같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나눔의 차원에서 생각할 때 나눔을 단순히 도와만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나는 돕는 것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나라들이 훌륭한 인재와 리더를 양성해서 스스로 발전해 갈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래서 교육과 보건의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공존은 현재 필요를 채워주되 스스로 자립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스리랑카와 우간다가 제2의 대한민국이 돼서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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