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연세대 등 394명 달해
수차례 학사경고를 받았음에도 졸업장을 쥔 ‘비선 실세’ 최순실씨(61)의 조카 장시호씨(38)와 같은 체육특기자가 수백 명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입대나 대회 출전 등으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음에도 서류상으로는 버젓이 시험을 본 것으로 돼 있는 사례도 대거 적발돼 부실한 학사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이상인 한국체대, 용인대, 고려대, 연세대 등 17개 학교의 학사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996년 이후 입학한 체육특기생 중 학사경고 누적에도 졸업한 졸업생이 39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적 불량 등 이유로 학사 경고를 연속 3회 또는 누적 3회 이상 받으면 제적시킨다는 학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학교별로는 고려대 236명, 연세대 123명, 한양대 27명, 성균관대 8명 등 순이었다.
이와 함께 재학생의 경우 6개 대학 학생 25명은 장기간 입원하거나 재활치료로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도 출석을 인정받거나 학점을 땄고, 13개 대학 학생 417명은 출석 일수가 모자라는데도 학점을 취득했다. 특히 8명은 시험에 대리 응시했거나 과제물을 대리 제출하는 등 학칙뿐 아니라 현행법을 위반한 정황도 포착됐다.
입대일 뒤 치러진 학교 시험에 해당 학생 이름으로 제출된 시험지 등이 발견된 것이다. 사례별 중복된 인원을 제외하면 처분 대상 학생은 총 332명에 이른다. 학생의 학사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교수와 강사도 450여 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각 학교에 해당 재학생의 학점 취소와 담당 교수·강사에 대한 징계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다만 졸업생의 경우 졸업 취소는 어렵다고 보고 위반 건수 등을 기준으로 대학에 기관경고와 행정 조치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 소명과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구체적 처분 수위를 정할 방침”이라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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