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 ‘초등생 살해’] 살인 피의자, ‘위클래스’ 혜택 받았더라면…

학교 부적응 고교 1학년 중퇴
전문상담사 없어 ‘사각 방치’
체계적 ‘도움의 손길’ 아쉬움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 살해하고 나서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A양(17)은 지난해 인천 연수구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 만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위기 학생을 관리하는 위(Wee) 클래스가 있었지만, 전문상담교사나 전문상담사가 배치되지 않아 제대로 된 상담을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해 7월 17일 다니던 B고교를 중퇴했다. 당시 1학년이었던 A양은 학교 부적응 등을 이유로 담임과 위 센터 순회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받았으며, 주에 1번은 우울증 등을 이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상담과 치료를 병행했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A양은 대안학교로 가기로 했고, 결국 학교를 그만뒀다.

 

문제는 당시 이 학교에는 위 클래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상담을 담당하는 전문상담교사나 전문상담사가 배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 클래스는 학교 내 부적응 학생 등에 대한 상담을 일차적으로 담당하며 상담 내용과 위기 수준에 따라 위 센터나 위 스쿨 등 외부 상담기관 등에 연계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위 클래스 전문상담교사는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각종 심리검사를 하거나 이에 따른 지도를 할 수 있는 전문가다.

 

A양이 담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을 받았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상담전문교사가 있었다면 A양이 더 효율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아 학교에 적응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B고교 교감은 “지난해 입학한 A양은 학교에 적응을 잘하지 못해 위 센터 순회상담이나 담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받았고 1주일에 한 번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위 클래스는 있었지만, 전문상담교사가 없었다. 올해 3월에서야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됐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인천지역 124개 고등학교 중 102개교에 위 클래스가 설치돼 있다. 이중 전문상담교사(48개교)나 전문상담사(49개교)를 보유한 학교는 97개교다. 나머지 22개교에는 위 클래스가 없고, 위 클래스는 있지만, 전문상담교사나 상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학교도 5개교에 달한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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