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찾아나선 남자의 여행기
‘나로 사는 법’ 섬세하게 그려
봄을 찾아 떠난 남자 클라라 마리아 바구스 著 / 청미 刊
남자는 연필로 그린 그림인 듯한 창 밖 세계를 바라보며 무기력하고 메마른 감정으로 차를, 그리고 찻잔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신다.
돌연 바깥 창턱에 새 한 마리가 앉았다. 팔레트처럼 알록달록한 새의 지저귐에 얼어붙은 땅에서 꽃봉오리가 고개를 들었다. 놀라운 광경을 선사한 새는 돌연 날아갔다. 급하게 문을 열고 새를 ?아 걸으며 그 새가 앉는 회색빛 풍경이 화려한 봄빛으로 바뀌는 마법에 사로잡혔다.
몇 분 만에 잘 익은 밀의 황금물결이 일렁이기도 했다. 그 때 농부가 남자를 붙잡았다. 함께 밀을 수확하자고 했다. 남자는 새를 쫓아가야만 했다. 그를 향해 농부가 말했다.
“살다 보면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죠.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다시 자신의 길을 가야만 합니다. 자신의 길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아니신가요?”
어른을 위한 동화 <봄을 찾아 떠난 남자>(청미 刊) 속 주인공은 생활에 치여 꿈을 잃고 사는 바로 우리다. 새를 쫓아 봄을 찾아나선 남자의 여행기에서는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나로 사는 법’을 알려주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저자 클라라 마리아 바구스는 시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자아를 탐색하고 행복을 찾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서도 못하는 진실에 독자를 근접시키기 위해 감각적인 오브제와 우화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남자처럼 우리의 봄, 잃어버린 기회, 희망을 찾아 다시 일어나야 할 때라고 말한다. “살아있는 한, 너무 늦은 것은 없다”라고 격려한다.
시인 안도현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당신은 남자가 찾아 떠난 새가 단순한 새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리게 할 수도, 또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려는 용기를 부여하게 될 수도 있다. 이제 당신은 단조로운 일상에서의 탈출은 물론, 당신의 ‘봄’을 찾아 떠날 차례”라고 추천했다. 값 1만3천500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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