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변신 시도… 표심까지 흡수 전략
‘5·9’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 대선후보들의 ‘감성 정치’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연일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표심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난 18대 대선에 이어 눈물을 앞세우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만나거나 영화 ‘광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보이며 감성을 자극했었다.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TV광고에 세월호 3주기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을 담았다. ‘추모노래가 울려 퍼지는 동안 애써 울음을 참았지만 그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눈물을 훔치는 문재인의 슬픈 표정은 일부러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진심으로 보였다”, “가슴 아픈 일에는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대통령을 갖고 싶다”는 등의 설명을 담았다.
‘서민 대통령’을 내세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어머니와 같은 서민이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어머니를 부각시켰다.
TV광고에는 “글을 모르시던 어머니가 행여라도 버스를 잘 못 타실까봐 제가 써드렸던 쪽지”라며 ‘20’이란 숫자가 적힌 낡은 종이를 화면에 담기도 했다.
홍 후보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무지렁이로 살아왔어도 한없이 착하게만 살아온 내 어머니는 내 인생의 멘토”라며 “성실하고 진실하며 근면하게 가족들을 위해 봉사한 어머니의 삶의 자세가 나의 선택기준이 되고 인내의 바탕이 됐다”고 고백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간명한 메시지 반복으로 ‘감성 정치’에 가세하고 있다.
정당표시 없이 ‘국민이 이긴다’라는 어깨띠로 국민의당 후보임을 보여준 선거포스터, ‘혁신’과 ‘변화’를 강조한 현수막·유세차량에 이어 안 후보의 얼굴이 나오지 않고 간결한 메시지만 반복한 TV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그는 2012년 대선 때는 본선에 나서지 못했지만 대중콘서트와 토론회 등에서 싯구를 자주 인용하며 감성을 자극했었다. 안 후보는 또한 페이스북에 여러 편의 라이브 방송을 올리며 친근하게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경우,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소신과 정책공약을 담백하게 호소해 잔잔한 울림을 던져준다. 특히 유 후보는 TV토론에서 전혀 흥분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다른 후보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장면이 이어지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유세를 할 때도 일방적으로 지지를 호소하지 않고 길거리, 편의점, 공원, 시장 등에서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하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 슬로건 자체가 심성을 자극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생 노동자의 곁을 지켜왔던 심 후보의 삶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아침 일정 전에 찾은 동네 단골 미용실에서 원장이 아직 오지 않아 심 후보가 직접 드라이하는 모습, 꽃무늬 원피스 입은 사진 등 평소 당당함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낸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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