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오환 경기도의원의 ‘내 땅 챙기기’ 의혹이 또 불거졌다. 지난해 5월 임시회 본회의에서 그는 “킨텍스 특별 회계를 추진 중인 만큼 이 일대를 관광문화도시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구공동 판매장, 쥬얼리, 아웃렛, 웨딩 등 구체적인 용도까지 제시했다. 2015년 11월에는 킨텍스 주변 부지 개발을 제안하며 ‘제2전시장 앞 제2자유로와 자유로 사이에 있는 땅’이라고 특정까지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부지에 고 의원의 땅 1만678㎡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대부분 농지다. 도시 개발부지로 전환될 경우 가치는 상승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주장은 본인 땅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본보는 그의 또 다른 땅에 얽힌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테크노밸리 사업 예정 부지를 변경하도록 압력성 의정 활동을 편 부분이다. 당시 주장도 강제 수용될 처지에 놓인 본인 땅을 살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농지 개발을 위한 본회의 발언, 수용 제척을 위한 토론회 추진 모두가 본인의 재산 가치와 연관된 활동이다.
보름여 전 그는 1차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해명의 장소로 택한 곳이 다름 아닌 도의회 본회의장이었다. 젊은 시절 사업 얘기부터 20년 전 부동산 매입 경위, 평당 가격, 등기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의장으로부터 두 차례나 시간 초과 언질을 받을 만큼 긴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이번에 본보가 확인한 ‘또 다른 부동산’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같은 킨텍스 인근 부지에, 도의회에서 다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는 땅이지만 말하지 않았다.
본인은 이번에도 ‘사심 없는 의정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도 결론을 무리하게 낼 생각은 없다. 그보다 주목하는 것은 이번에 보여준 경기도의회 역할이다. 보름 전 본회의 발언에서 그는 도의회를 방패 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발언 말미에는 “의원이 사업이 개발되게 되면 땅이 있으면 그냥 전부 다 범법자가 됩니까”라며 의원들의 동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에 동료 의원 3명은 “마이크 켜시라고” “마이크 켜달라고요”라며 발언 계속을 부추기기도 했다.
기대려는 고 의원과 보듬으려는 동료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이번 ‘내 땅 챙기기’ 의혹을 우연히 겹친 해프닝이라고 보는가. 아니면 의정 활동 대상에 의원 재산이 포함돼도 문제 될 것 없다고 보는가. 그것도 아니면 ‘이익 챙기기 의정’이 그만의 일이 아니라고 보는가. 새삼 도의회 자정 능력에 기대치를 두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 의원이 윤리위원장을 맡고 있음이 답답하다. 비슷한 의혹들이 윤리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당분간 없어 보이니 그게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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