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뺑파전’·전통무용·트로트 등 선봬
광교호수공원서 나들이 시민들에 추억 선물
‘제5회 수원유랑콘서트’가 황금연휴의 첫 날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30일 수원 광교호수공원 마당극장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공연을 즐겼다.
2013년부터 ㈔화성재인청 보존회가 주최ㆍ주관하고 경기일보, 수원시, 수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시작한 콘서트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그동안 수원화성 일대를 유랑하며 전통음악은 물론, 오페라, 비보이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올해는 수원의 명소인 광교호수공원에서 ‘유랑극단 재인청’을 주제로 마당놀이, 전통무용 등 총 8개의 레퍼토리를 선사했다.
먼저 배우 김상현과 민미홍이 출연해 맛깔 나는 트로트로 흥응 돋궜다. 시민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트로트의 매력으로 빠져들었다.
트로트 무대가 끝나고 마당놀이 품바공연 ‘무엇이 될꼬하니’로 본격적인 콘서트가 시작됐다. 무엇이 될꼬하니는 일제 식민지 전국을 떠돌며 살다가 전라남도 무안 걸인촌에 정착한 각설이패의 인생 역정을 각설이타령과, 구전민요, 재담으로 풀어낸 전통연희다.
이날 콘서트에서 각설이패들은 정치ㆍ사회 문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풍자하며, 관객들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어 전통무용인 ‘쟁강춤’과 ‘만담’이 펼쳐졌다. 경쾌한 장단에 어우러지는 부드러우면서도 절도있는 쟁강춤은 관람객의 감탄을 이끌어냈고, 만담에서는 관객이 직접 참여해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또 다른 마당놀이인 ‘뺑파전’과 ‘신판춘향전’도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통 판소리 5대목 심청가 중 심봉사의 재산을 축내는 뺑파의 모습을 재해석한 뺑파전은 뺑파가 야반도주하는 모습을 우리가락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해 재미를 더했다.
신파춘향전에서는 지배계급의 지척에서 눈물과 한의 생활을 보낸 춘향이의 일생을 해학으로 재구성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자녀와 함께 콘서트를 찾은 김진옥(37ㆍ여)씨는 “집 근처 공원에 나왔다가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며 “황금연휴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매우 좋다”고 즐거워했다.
김복련 화성재인청보존회 이사장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흥겨운 우리 노래와 신명나는 마당놀이로 꾸며봤다”며 “관객과 무대의 구분이 없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콘서트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한원식 ‘유랑콘서트’ 총연출
“수원華城 벗어난 광교 무대 관객들 반응 뜨거워”
콘서트의 가장 큰 목적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그동안 정형화된 콘서트 방식에서 벗어나 수원 화성을 비롯해 수원화성박물관, 장안공원 등 수원 화성 일대를 걸으며 유랑하는 콘셉트로 진행했다.
관객들이 출연진과 함께 걸으며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관객참여형 공연인 셈이다. 특히 우리 전통음악과 비보이, 비트박스 등 현대음악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관객들이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즐길 수 있게 했다.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는데.
대체로 많은 행사와 축제가 수원 화성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원의 광교와 영통의 주민들이 직접 화성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올해는 더 많은 관객들이 콘서트를 만날 수 있도록 무대를 광교호수공원으로 옮겼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줬고, 무엇보다 객석의 호응이 좋아 공연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
-마당놀이가 주를 이룬다.
콘서트가 열린 마당무대가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계단형으로 설치돼 있다. 어느 곳에서건 무대를 볼 수 있는 구조로 설치돼 있기 때문에 마당놀이가 제격일 것이라 판단했다. 콘서트에서는 어른과 아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총 3편의 마당놀이를 진행했다. 모두 반응이 좋았다.
-특히 ‘신판춘향전’의 인기가 좋았다.
콘서트의 메인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소설인 춘향전은 20여 가지의 종류로 전래된다. 이번 콘서트에서 선보인 신판춘향전은 춘향이의 한스러운 삶을 마당놀이 특유의 익살과 해학으로 풀어냈다. 여기에 독특한 걸음새와 즉흥적인 춤사위로 재미를 더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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