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역사상 최악의 화산 폭발로 기록된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이
근대 세계의 격변에 끼친 영향 등을 소개
1815년 인도네시아의 숨바와 섬에서 발생한 탐보라 화산 폭발은 지구 역사 사상 최악의 화산 폭발로 기록돼 있다.
화산 폭발 지수 7에 달하는 대폭발이었으며, 사망자 수만 무려 9만2천명에 달했다. 1만명은 화산에 의해 즉사했고, 나머지 8만2천명은 질병과 굶주림에 의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에서 나온 약 150억t으로 추정되는 화산재는 인도네시아 전역을 뒤덮었으며, 성층권까지 뚫고 올라가 전 세계에 퍼져 다음해인 1816년에는 여름이 오지 않았다. 그 후 전 세계의 평균기온이 1.1도 낮아졌다.
<세계사를 바꾼 화산 탐보라>(소와당 刊)는 자연환경이 근대 세계의 격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 길런 다시 우드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생으로 현재 일리노이 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환경문학을 주로 강의하고 있으며, 환격을 통해 뒤바뀐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1960년대 대륙 빙하에서 아이스 코어를 캐내는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 우리는 세계사의 그 많은 사건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열대지방에서 일어난 자연의 한 사건이, 지구 반대편의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는 원격상관, 그것이 세계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탐보라 화산 폭발은 전 세계 인류 공동체는 혼돈에 빠트렸다.
강력한 폭발로 인해 부산물들은 성층권에 도달했고, 그로 인해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서 계절에 따른 리듬이 심각하게 손상됐다. 특히 화산 폭발로 발생한 연무가 성층권에서 햇빛을 가렸고, 수천 년 이래 최악의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한 동안 지속됐다.
유럽인들의 대규모 신대륙 이주를 촉발했던 아일랜드 대기근과 중국 청나라의 몰락을 가져왔던 아편 전쟁은, 탐보라 화산 때문에 벌어진 원격 상관이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자유주의 사상, 복지국가의 이념, 공중보건의 탄생, 태국-미얀마-라오스 국경의 마약 생산지 골든 트라이앵글,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부상한 계기뿐만 아니라 영국 근대문학의 대표작 프랑켄슈타인, 중국 시인 이어양의 애절한 시편, 흥미 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근대 세계의 장면들을, 이 책에서는 전 지구를 휩쓸었던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다.
자연과 환경이 세계사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그야말로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입증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말머리에서 “전 세계의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화산이 이끄는 대로 운명의 길을 따라 갔다”며 “기후와 환경이 만들어간 세계사를 들여다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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